[기고]통합 창원시, 후유증 어떻게 할 것인가?
기사입력 2010-11-18 15:32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조용식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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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진동에서 사업을 하는 친구가 진동면민체육대회에 놀러 오라고 전화를 해왔다. 진동의 지인들과 인사도 할 겸 택시를 이용해 진동초등학교로 향했다. 오동동 코아 앞에서 출발해 약 30분이 소요되는 거리라 심심하던 차에 택시 기사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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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정치인, 막연한 논리로 혼란 부추겨
그러자 기사가 "특례법인가 뭔가 하는 법은 애초에 정부가 통합을 하고자 우리 시민들에게 약속한 것이다. 한데 얼마 전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자 지역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이 무슨 대형 국책사업을 창원에 유치한 것처럼 앞다투어 치적을 홍보하는데 혈안이 되는 것을 보면 정말 한심하다 못해 기가 찰 일이다"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또 "통합청사 문제도 국회의원들이 합의하면 간단하게 해결될 것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주민들의 갈등과 의구심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며 "언제부터 주민들의 의사를 그렇게 존중했느냐"고 거침없이 말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진동초등학교에 도착했다. 친구 안내로 평소 아는 지인들의 자리에 들러 반갑게 인사하자 조금 취기가 있는 선배 한 분이 술을 권하면서 "통합청사 유치 문제로 욕 보는 줄 아는데, 그건 그렇고 로봇랜드와 해양관광단지 개발계획은 물아래로 가는 기가 어찌 되는 기고, 통합을 뭐 할라고 했는지"라면서 진동의 미래를 걱정스러워 했다. 그만큼 지역마다 통합으로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로 말미암아 지역의 발전으로 연계될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과 함께 염려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로봇랜드 사업은 마산시가 준혁신도시 유치에 실패하자 참여정부가 미래성장 동력이라 할 수 있는 로봇산업 육성과 해양관광단지를 연계시켜 마산발전을 가속화시킨다는 국책사업이다. 사업이 확정되었을 때만 해도 마산시민들은 이제 "꿈은 이루어졌다"며 모두 기뻐했고 기대에 부풀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시민의 뜻과는 무관하게 일부 정치인들과 전문가들은 창원의 미래 발전계획에 대해 막연한 논리만을 내세우며 오히려 시민들에게 혼란을 부추기는 것 같다.
합리적 사고로 주민 갈등해소가 통합 정신
로봇랜드 사업이 확정되기 전 고 노무현 대통령이 마산을 방문해 준혁신도시 유치 무산에 따른 시민들의 허탈함을 위로하면서 "비록 '꿩 대신 닭'을 선물할지라도 '닭을 봉황'으로 만드는 것은 시민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있을 때 가능할 것이다"라고 강조한 적이 있다. 해양관광단지, 해양신도시, 법조타운, 수정 STX 조선소 등 대형프로젝트 사업도 재검토하여 수정, 보완하자는 것은 우선 타당성이 있어 보이지만 시민들의 처지에서 보면 사업추진에 대한 의구심과 염려만 가중시키고 있을 뿐이다.
이러함에도 지역의 책임 있는 정치인들과 사회지도층 인사들은 지역발전에 대한 대안과 대책보다 통합에 따른 명분만을 내세우며 지역의 역사성과 정신마저 매몰시키는데 앞장서는 것 같다.
어차피 통합이 되어 세 도시의 시 명칭이 창원시로 확정돼 마산과 진해의 명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지만 통합 이후 통합청사 유치와 로봇랜드 사업 등 누가 얼마나 진정으로 지역주민을 위해 노력했는지 영원히 역사와 함께 한다는 사실만큼은 알아야 할 것이다.
통합 창원시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라도 왜? 라는 부정적인 의문보다 어떻게? 라는 긍정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로 지역주민들의 갈등을 없애는 것이야말로 통합의 기본정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