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논란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기사입력 2011-07-02 11:20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조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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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우리신문/조수진 기자]6월 30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논란 끝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경찰관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 범위를 ‘모든 수사’로 하고, 검사의 지휘에 관한 구체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검찰은 28일 법사위의 여야 절충안에 강력반발, 대검 고위간부 전원이 29일 집단으로 사의를 표명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검찰 내부 분위기도 우려했던 것보다 빠르게 진정되고 있다. 이미 개정안이 의결된 만큼 여론을 의식해 집단반발을 이어가는 것보다 최대한 수사 지휘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대통령령 제정에 힘을 쏟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우세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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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로서는 앞으로 6개월 동안 그동안 지휘해온 경찰과 동등한 위치에서 협상을 통해 대통령령을 만들어야 하는 원치 않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김준규 검찰총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대검과 일선 검사들이 동요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현재는 국가를 대표해서 세계검찰총장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상황이므로 4일 구체적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검찰 간부들의 사의를 반려하는 대신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을 본인이 지고 물러나는 쪽으로 의중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검찰 안팎에서는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자제’를 주문한 상황에서 당혹과 허탈감 속에서도 집단 반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해 보인다. 그러나 일부 검사들 사이에선 수사권 조정안이 수정된 데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의 미온적 대응을 지적, 책임론을 제기하는 등 동요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검사의 수사 지휘에 관한 구체사항이 당초 ‘법무부령’에서 ‘대통령령’으로 수정 의결된 데 대해 검찰 수뇌부가 집단적으로 사퇴 움직임을 보였던 만큼 이번 개정안 의결에 따른 후폭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수사권 개정안을 둘러싼 싸움에 대해 검·경의 권한 다툼에서 시작된 밥그릇 싸움으로 일축,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제 검·경은 향후 대통령령을 만들기 위한 협상 과정에서 잃었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국민의 권익을 최우선에 두고 대화할 때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