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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의대정원 확대는 절대 불가'라고 밝힌 이유(?)
기사입력 2020-05-28 20:34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안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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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우리신문]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의대정원 확대는 절대 불가'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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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     ©경남우리신문 편집국

다음은 페이스북 전문이다.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을 500명에서 1000명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금일자 한국일보에 보도되었습니다.최근 청와대, 민주당, 정부 간 당정청 협의를 거쳐 이런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주 복지부 측 요청으로 재개된 의정협의에서도 간접적으로 이를 시사하는 정부 측 발언이 있었습니다.정부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향후 감염병 등 국가재난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의사 수가 부족하여 감염병 재난 사태에 잘 대응할 수 없으니 의사 수를 늘려서 방역 등 공중보건 영역, 감염내과와 예방의학 등 관련 과목 의사들 확충 등에 사용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면서 전혀 잘못된 교훈을 얻은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의사 수가 부족해서 코로나19 사태에 처해 의료 영역에서 무능한 대처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확진된 환자수와 사망자 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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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캡쳐     ©경남우리신문 편집국

지금 의료원, 보건소, 행정부처의 각 조직 등에 의사들이 부족한 것은 의사 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해당 영역으로 의사들을 유입할 정책적 노력을 거의 하지 않은 것 때문입니다. 의사 숫자는 현재는 인구 천명당 1.8명으로, OECD평균에 미치지 못하지만 약 7,8년 후면 매년 3000명의 의사가 배출되고 인구 고령화, 저출산으로 인해 인구수가 감소되므로 OECD 평균을 상회하게 됩니다.

 

거기에 더해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이 좁아서 단위면적 당 의사 수가 많으므로 국토가 큰 다른 나라들보다 의료 접근성이 뛰어납니다. 즉 우리나라의 의사 숫자는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공중보건, 방역, 보건행정, 감염내과 의사, 예방의학과 의사, 각종 연구직 의사들을 늘이기 위해서는 의대 정원을 확대하여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의사 분포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정교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여야 합니다.

 

이런 노력은 거의 하지 않은 채 그 효과조차 장담하기 어렵고 수많은 부작용이 예상되는 의대 정원 수 확대와 의사 숫자 늘리기에 매달리는 청와대, 민주당, 정부에 큰 실망감과 함께 막대한 분노를 느낍니다.

 

우리나라 의사들의 분포의 불균형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직역별 분포의 불균형. 개원의사, 병원근무의사, 대학교수 등이 의사들의 대표 직역이라 할 수 있는데 개원의사 수가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개원의사들의 일부를 병원근무의사로 전환하려는 효율적 정책 개발과 집행이 중요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지한 고민을 한 정부 당국자가 대체 몇 명이나 있었을지 의문입니다.

 

둘째, 전문과목별 분포 불균형. 그렇게 오랫동안 필수적 의료 영역의 의료수가 개선과 정책적 지원, 법적 보호장치의 마련 등을 주장했음에도 여전히 외과 계열, 특히 흉부외과, 일반외과, 산부인과 등 처우가 너무나 열악하여 많은 의사들이 미용, 성형 등 미용의료의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5년 후면 흉부의 개흉수술을 받으러 외국으로 나가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 될 텐데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당정청은 그간 대체 무엇을 했습니까? 의사 수를 늘려서 이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씀 하셨습니까? 현재 의료 시스템은 그대로 두고 의사 수만 늘려놓으면 절대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단언합니다.

 

눈 가리고 아웅하기, 파편적이고 즉흥적인 정책 만들기, 그리고 무단적인 강행. 이런 얼치기 식 정책이 바로 의사 수를 늘려서 감염병 등 국가재난사태에 대비한다는 소위 ‘정책’입니다.

 

셋째, 지역별 분포의 불균형. 지방 의과대학 졸업자들이 해당 지역에서 진료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 수단들을 개발해야 합니다. 지금 정부는 의료에 국가 돈을 쓰지 않고 손 안대고 코풀려는 심보로 무분별한 정책들을 강행하려 하고 있습니다. 의료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일이므로 국민의 세금인 국가 재정을 충분히 지원해야 합니다. 하지만 역대 어느 정권도 의료에 국가 재정을 지원하는 데에 매우 인색했습니다.

 

그런 부족한 틈을 의사들의 살인적인 근무 강도와 공부로 메워왔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를 맞이해서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또 국가 재정은 최소로 투입하면서 의사 수를 늘려서 국가 감염병 재난사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준비하겠다고 뻔뻔스럽게 나서고 있습니다.

 

거기다 의과대학 정원을 무작정 늘리기만 하면 의학교육의 질은 어떻게 확보하고, 전공의 교육 수련의 질은 어떻게 확보합니까?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의사들의 높은 질적 수준과 헌신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나라에서 똑똑히 보지 않았습니까? 한 명의 엉터리 의사를 우리 사회가 배출하게 되면, 우리 사회가 입게 되는 피해는 실로 막대합니다.

 

지난 정원 49명의 서남의대를 부실 의대 교육을 이유로 의료계 자체의 노력으로 폐지하는 데에 10년이 걸렸습니다. 서남의대 폐지하는 데에 정부에서, 여당에서, 청와대에서 도움을 준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의료계 자체적인 문제 제기와 끈질긴 노력으로 부실 의대를 폐지하여 의사들의 질을 높은 수준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입니다.

 

의대정원 500명을 늘려서 이들이 전문의가 되어 현장에 나오기까지는 남자의 경우 최소 14년, 15년이 걸립니다. 여자는 최소 10년, 11년이 걸립니다. 향후 빠르게 변화되는 의료 환경에서 의료 시스템을 개혁하지 않고 의사 수만 무턱대고 늘려놔서 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입니까? 코로나19 사태에서 제대로 된 교훈은 얻지도 못하고 또 헛다리나 짚고 있는 문재인 정권, 정말 코로나19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으니,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는 좀 빠져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의대정원 확대는 절대 불가입니다.

 

2020.5.28.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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