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오기, 우포늪에 내 집 장만 할까?
기사입력 2020-12-04 22:34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김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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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작년에 방사한 따오기가 야생에서 짝을 맺고 지난 4월에 우포늪 인근 마을에서 둥지를 틀고 2차에 걸쳐 번식을 시도한 바 있다.
아쉽게도 모두 무정란을 산란해 번식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일본의 경우 방사 후 3년 만에 첫 번식 시도를 한 경우와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더 짧은 시간에 야생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내년도에 돌아오는 따오기 번식기에 거는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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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따오기 첫 번식에 대한 기대감은 야생에 생존하고 있는 따오기 수에서도 잘 드러난다.
2번의 야생방사로 총 80마리의 따오기가 야생으로 돌아갔고 그 중 61마리가 야생에 생존해 있다.
다만, 이러한 기대감 속에서도 우려되는 것은 따오기 번식이라는 반가운 희소식이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려고 찾아오시는 분들로 인해 자칫 비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 따오기가 번식을 위해 둥지를 짓고 첫 산란하던 때, 일부 관광객이 따오기 첫 번식의 장면을 담아내고자 둥지 바로 아래에서 촬영하는 등 보호활동이 아닌 자기만족을 위한 행동이 실제 벌어졌었다.
가까운 일본도 2008년 첫 야생 방사 이후 따오기를 보호하기 위한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현장감시와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만약 사람으로 인해 따오기가 서식지를 옮길 것에 대비해 서식지 확대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중국의 경우에는 섬서성의 따오기 자연보호구역 내 농업인구가 95%로 대부분이 농민이며 경지면적 170㎢ 내에 논은 113㎢를 차지하고 많은 수의 따오기가 사람과 같은 환경에서 공존하고 있다.
우리도 환경부, 문화재청, 경상남도와 창녕군이 협업해서 따오기의 번식기에 대비한 번식지 주변 관리 인력배치, 먹이터 조성을 하고 있으며 서식지 확대를 위해서 거점 서식지를 추가로 조성하고 있다.
또한 따오기 자원봉사단과 서포터즈를 운영해 따오기 보호와 보전을 위한 노력을 지역주민과 함께 해 나가고 있다.
야생에 살고있는 우포따오기 61마리는 사람과 같이 공존하기 위한 첫 걸음을 뗀 녀석들이다.
공존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함’이다.
우리가 따오기와 공존하기 위해 마음 내어 돕는다면 따오기도 흥부가 고쳐준 제비처럼 우리를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