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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지병을 앓던 부인의 약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며 이곳 저곳을 헤매시던 70대 후반의 어르신이 당직 근무를 서던 한 공무원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겨 군민들의 공무원 신뢰도 향상 및 이미지 제고에 한 몫을 했다고 합니다”
지난 17일 열린 창녕군의회 행정사무감사장에서 김인옥 의원이 행정관련 질의대신 던진 말이다. 김 의원은 “이런 공무원이 있어 우리 군민들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다”면서 “이 공무원의 사례를 귀감으로 친절하고 적극적인 민원대응으로 군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공직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감사의 뜻과 당부의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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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 공무원은 공직 8년차로 기획감사관실 법무규제팀에 근무하는 허한호 주무관(7급)이다. 허 주무관은 당직을 서던 지난 11일경 늦은 밤에 전화한통을 받았다.
“70대 어르신이 심한 등창을 앓고 있는 부인의 약을 구하지 못해 이곳 저곳을 헤매시다 우리 가게에 왔는 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
전화를 한 이는 창녕읍 장터에서 수구레 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박해충 대표(전 축협조합장)였다. 박 대표는 “가게 문을 닫을 즈음, 수심 가득한 얼굴의 한 어르신이 조심스레 문을 열고 ‘마누라 등창이 악화되어 병원도 못가고...문 연 약국 어디가면 찾을 수 있느냐’고 물어 왔다”며 “함께 축협 앞 약국을 갔지만 문이 닫혀 있어 고민하다, 군청 당직실에 상담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전화를 한지 3분도 채 되지 않아 전화를 받았던 젊은 공무원이 ‘☓☓가면 ☓☓약국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안내를 해드려야 하지만 인원이 없어 선생님께서 그리로 안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친절히 응답을 해왔다”면서 “제가 그 분을 모시고 약국을 다녀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 분이 박카스 한 박스를 사서 저한테 주시길래 ‘사모님과 드시라’고 한사코 거절했지만 결국 한 병씩만 마셨다”며 “친절히 안내 해준 공무원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는 말씀을 남기고 귀가하셨다”고 덧붙였다. 말 한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 다고 한다.
허 주무관과 박 대표는 부인의 약을 구하기 위해 거동이 불편안 노구를 이끌고 이곳저곳을 헤맸을 어르신의 절박한 심정을 함께 느꼈을 것이다. 국가와 가족을 위해 한 평생 희생하신 어르신들을 위한 두 사람의 배려는 아무리 과한 칭찬도 아깝지 않을 것이다. / 김 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