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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우리신문]직장인 A씨(33세,여성)는 장시간 서서 근무를 하는데 최근 더워진 날씨 탓에 운동화를 벗고 굽이 낮은 샌들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샌들 덕분에 시원하기는 했지만 가끔 발바닥에 찌릿한 통증이 찾아오는 것이 꺼림칙했다. 불편했지만 쉬다보면 괜찮아지기를 반복하다보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그 결과 아침에 일어나면 발을 내딛기가 무서울 정도로 통증이 심해지기에 이르렀다. 결국 A씨는 병원에 내원했고 그 결과 ‘족저근막염’ 진단을 받았다.
걸을 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족저근막은 발바닥을 지지하고 있는 단단한 섬유 조직으로 발바닥에 넓게 펴져 있다. 걸음을 걸을 때는 발뒤꿈치부터 시작해 발의 바깥쪽과 앞쪽 순서로 체중이 이동한다. 발의 전체가 바닥에 닿게 되는 시점에 발이 안쪽으로 회전하게 되면 족저근막이 최대 길이로 늘어나게 되고 이때 족저근막에 이어진 발뒤꿈치가 심한 충격과 손상을 받게 된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족저근막에 염증이 발생하는데 이것이 족저근막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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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통증 때문에 운동은 물론 일상생활에도 곤란을 겪게 된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유명 축구클럽 토트넘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 선수도 지난 2015년 족저근막염 부상으로 월드컵 예선에 불참한 바 있다. 최근에는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심한 운동을 무리해서 하거나 굽이 높은 신발이나 여름철 샌들 같은 쿠션이 없는 신발을 신고 다녀서 발바닥의 통증을 호소하며 족저근막염 진단을 받아 치료를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통증은 발바닥 중 뒤꿈치 안쪽에서 시작해 경계를 따라 발바닥 중앙으로 연장되어 나타나며 오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나거나 걸을 때 혹은 아침에 첫 발을 디딜 때 더욱 심하게 느껴진다. 가끔 반복되는 심한 통증으로 까치발로 병원을 찾는 환자도 있다.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 안쪽 부위의 통증으로 진단이 가능하며 대부분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사라지기 때문에 증상이 있어도 이를 가볍게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증상을 방치하면 염증이 만성화되어 치료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족저근막염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데 오랫동안 서 있거나 많이 걷는 등 발뒤꿈치에 과한 압력이 가해졌거나 과체중 중년 중 갑자기 심한 운동을 하는 경우, 아킬레스건이 짧거나 평발이 심한 경우, 발뒤꿈치가 바깥쪽으로 많이 휜 경우, 딱딱한 바닥의 신발 등으로 발의 피로도가 쌓인 경우에 발생할 수 있다.
외부적 요인 이외에 비만, 발의 변형, 류마티스 관절염 등도 족저근막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환자의 증상과 원인에 따라 초기에는 휴식, 스트레칭, 약물 등으로 치료하며 6주 이상 치료했음에도 효과가 없다면 야간 부목이나 맞춤 신발 등의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다. 대부분 3개월 내 호전되지만 6개월 이상 호전이 없을 경우 체외충격파 치료나 수술 등의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대동병원 관절센터 유성호 과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족저근막염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며 장시간 방치할 경우 보행에 영향을 줘 무릎이나 허리 등 다른 관절에도 이상을 초래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뒤꿈치 통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정형외과 족부 전문의와 상담을 하도록 하며 평소 아킬레스건이나 족저근막 스트레칭을 통해 발 근력 강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족저근막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운동하기 전에 스트레칭 등을 통해 충분히 근육을 풀어주어야 한다. 또한 평소 쿠션이 좋고 유연한 신발을 신도록 하고 가능한 한 흙이나 잔디와 같이 말랑말랑한 바닥을 걷는 것이 좋다. 걸을 때는 항상 뒤꿈치부터 먼저 바닥에 닿도록 유의하면서 자신의 체력에 맞춰 무리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비만도 족저근막염의 원인이 되므로 평소 자신의 체중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