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민 고발]남길 것은 ‘발자국’, 필히 가져 갈 건 ‘추억’과 ‘쓰레기’
화왕산 탐방객들 기본 양심 실종, 의식 개혁 절실
기사입력 2011-11-18 11:28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경남우리신문편집국
본문
0
등산로 쉼터 곳곳 음식물 쓰레기 투기 ‘똥파리 득실’
화왕산이 등산객들이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달 27일 창녕읍 거주 김모씨(60세)는 “화왕산 등산로 1코스 중간 지점의 명상의 숲 쉼터에 등산객들이 먹고 버린 음식물과 도시락 통, 음료수 병이 수북히 쌓여 있다”면서 “산을 좋아하는 등산객들의 의식 개혁이 절실하다”며 제보를 해왔다.
|
이날 오후 3시경 기자는 약수터를 거쳐 산림욕장을 찾았다. 약수터에서 약 100여m 갔을 무렵 난데 없는 똥파리들이 기자의 앞길을 막았다. “이 청정지역에 웬 똥파리...?”라는 생각으로 삼림욕장에 도착해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삼림욕장에 설치된 벤치 주위에는 등산객들이 먹다 버린 귤 사과 배 껍질이 곳곳에 널려 있었고, 각종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먹이 활동을 위한 똥파리들의 움직임이 등산객이나 운동을 하러 온 사람들을 성가시게 하고 있었다. 왜 음식물과 각종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지 이유를 알수 있게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중년의 여성 2명이 앉은 벤치에 사과와 배, 김밥, 음료수등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저걸 다 먹을 수 있을까”싶을 정도의 양이었다. 그 두 여성이 그 음식을 다 먹었는 지 아니면 남은 걸 싸 가져 갔는 지, 버렸는 지는 지금도 의문이 든다.
다시 약수터로 내려와 도성암에서 정상으로 가는 1코스 등산로를 이용해 제보자가 지적한 ‘명상의 숲’으로 향했다. 평일임에도 수십명의 단체 등산객들이 이마의 땀을 훔치며 하산하고 있었다. 20여분을 올라 명상의 숲에 도착하니 기자를 맞이하는 건 수 백마리 가량의 똥파리들이었다. 명상의 숲에 설치된 벤치는 4개. 이곳은 삼림욕장보다 더 많은 음식물과 각종 쓰레기들이 제보자의 말대로 수북히 쌓여 있었다.
창녕읍에 거주하는 20대 여성 2명은 “자기들이 가져 온 것은 반드시 다시 가져 가야 하는 게 산을 찾는 사람들의 기본인데, 이렇게 버리는 걸 보니 양심은 집에 두고 온 것 같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기자가 2년전 전남 광양의 월출산을 찾았을 때, 등산로 입구에 내걸린 현수막의 글귀가 생각났다. “월출산의 좋은 추억과 쓰레기는 반드시 가져가시고, 발자국만 남기세요” 화왕산 입구에도 유사한 현수막을 걸어 양심을 집에 두고 온 등산객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게 했으면 한다. <김 욱기자>
[이 기사는 군민의 제보로 작성된 것입니다. 많은 제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