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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시울 적신‘나부야 나부야’전주국제영화제 호응
기사입력 2018-05-15 13:19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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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자락의 하동군 화개면 단천마을에서 70여년간 해로한 노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나부야 나부야’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많은 관객의 관심 속에 상영됐다.

15일 하동군에 따르면 독립·예술영화의 축제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세계 45개국 241편이 출품된 가운데 최다 관객·최다 매진 기록을 세우며 지난 12일 열흘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영화제에는 코리아시네마스케이프 부문에 초청된 최정우 감독의 데뷔작 장편 다큐멘터리 ‘나부야 나부야’가 지난 4일, 7일, 9일 세 차례에 걸쳐 상영됐다.

특히 지난 7일은 오전 11시 당일 첫 상영임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모여든 영화 마니아를 포함해 의외로 젊은 층 관객이 객석을 절반 이상을 채우며 매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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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부야나부야2(최정우감독 관객과대화)     ©경남우리신문 편집국

‘나부야…’는 지리산 삼신봉 자락 해발 600m에 자리한 단천마을 고 이종수·고 김순규 부부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겨울 아침 할머니의 요강을 비우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할아버지는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를 위해 모든 집안일을 전담한다. 

나란히 앉아 지는 해를 바라보며 어언 80여 년의 세월을 더하는 동안 그 시간만큼이나 노부부에게 남은 건 사랑보다 더 큰 정.

할머니가 좋아하는 어느 봄 날 할아버지가 직접 깎아 선물한 나무비녀는 할머니를 활짝 웃게 만들고 같은 시선으로 같은 곳을 바라보며 노부부는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 온 할머니의 죽음으로 할아버지는 사무치게 그리운 할머니 생각에 모든 것을 놓게 만들고 할아버지 곁에 남은 건 할머니와의 소담한 추억 뿐.먼저 떠난 할머니를 생각하며 점점 쇠약해 지는 육신을 추스르는 할아버지는 그해 겨울 결국 군산에 사는 막내딸 집으로 가고 다음해 여름 막내딸의 부축을 받으며 잡초가 무성한 마당으로 들어선다.

다시 군산으로 돌아가기 싫은 할아버지는 딸과 실랑이를 벌이고 청마루에 앉아 앞산을 쳐다보며 할머니 생각에 젖는다.

웃음으로 시작된 ‘나부야…’는 중·후반부로 갈수록 관람객 대부분의 눈시울을 적셨다. 상영시간 65분 동안 관객들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노년의 삶과 배우자의 죽음 그리고 부모님 생각을 했다며 관람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서울에서 영화제를 찾은 오영숙씨는 “부모의 연세가 많은데 영화를 보는 내내 부모님 생각을 하게 됐고, 훗날 나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했다”고 말했다.

최정우 감독은 두 차례 관객과 대화에서 “백년해로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일이지만 지리산 단천골에서 78년을 해로한 고 이종수·김순규 두 주인공을 통해 ‘부부란 무엇이며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메시지를 세상에 던지고 싶어 그 이야기를 7년간 담았다”고 전했다.

한편, 영화를 촬영 중이던 지난 2015년 8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촬영을 마친 후 지난해 3월 할아버지마저 별세하면서 부부가 살던 단천마을 집은 현재 비어 있다. ‘나부야…’는 오는 9월 일반 상영관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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