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장어의 계절이 돌아왔다
기사입력 2019-06-18 18:07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노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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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장어는 뱀장어목 갯장어과 물고기이며, 전남 지방에서는 참장어, 경남 지방에서는 바닷장어, 뱀장어로 불리고, 일본어는 ‘하모’이다. 아무것이나 잘 문다고 ‘물다’는 뜻의 일본어 ‘하무’에서 유래됐다.
비슷한 장어로는 ‘아나고’라고 불리는 붕장어, 민물장어로 불리는 뱀장어, 꼼장어로 불리는 먹장어가 있다. 모양새나 맛에서 붕장어와 많이 헛갈리는데, 시중에서 갯장어, 바닷장어라고 파는 장어 중에 붕장어인 경우가 많다.
붕장어가 갯장어보다 가격이 싼데다 한철 잡히는 갯장어와는 달리 연중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요리된 상태에서의 구별법은, 갯장어는 잔가시가 입안에 걸리고 붕장어는 이 잔가시 없이 살이 더 부드럽다.
겨우내 제주도 남쪽 깊은 바다에서 지내다 봄이 되면 연안으로 이동해 모래나 뻘 속에서 산다. 갯장어가 잡히는 철은 연안에 서식할 때인 5월부터 11월까지이다. 갯장어는 주낙으로 잡는다. 500미터 길이의 긴 줄에 5m 간격으로 낚시 바늘을 100개씩 단 주낙을 바다에 던져넣어 낚시를 하는 것이다. 미끼는 전어를 잘라 쓴다. 낮에 이 주낙을 던져놓고 하룻밤이나 이틀밤 지나서 주낙을 걷어올린다. 갯장어는 야행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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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장어와 함께 붕장어도 주낙을 물고 올라오는데, 어민들 입장에서는 붕장어를 반기지 않는다. 가격차가 크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2명이 작업하는 어선 한 척이 30여 통의 주낙을 던져 30~80킬로그램의 갯장어를 잡는다.
6월부터 9월까지 제철인 고성 하모는 전라도와 경상도 청정해역의 남해안 일대에서만 서식하는 데, 그 중에서도 고성 삼산면 두포리 자란만에서 잡히는 것을 제일 맛있는 걸로 친다.
삼산면 하모횟집을 찾는 손님들은 다른 갯장어 요리도 좋아하지만 특히 갯장어를 묵은 김치와 야채를 함께 싸서 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고 담백한 그 맛에 좋아 매년 이 곳으로 온다고 한다.
갯장어는 여름철 일반 생선류들이 알을 품어 육직일 퍼석해지는 것에 비해 훨씬 육질이 쫄깃해 씹히는 맛이 담백하고 고소해 미식가들이 여름철 최고의 횟감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렇게 갯장어의 풍미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각종 야채와 함께 회로 먹는 방법이 최고이다. 갯장어의 잔가시를 잘게 썰어 양파, 양배추 등의 야채로 싸서 초고추장이나 고추냉이 간장에 찍어 잔가시로 단단한 살을 오래 씹어 먹으면 입 안 가득 차게 되는 달고 고소한 끝맛은 그야말로 일품이다.
또한 갯장어회 요리와 함께 먹는 샤브샤브와 장어탕은 탱글탱글하게 씹히는 장어살을 즐길 수 있으며 굽거나 데쳐 먹으면 고소함이 배가 되기도 해 다양한 요리도 인기가 좋다.
일본인과 한국인의 식성이 달라 갯장어가 맛있다고 하는 철이 다르다는 점이다. 일본에서는 7월을 넘기면 갯장어 먹는 것을 끝낸다. 갯장어가 너무 기름져 맛이 없다는 것이다. 일본인들의 이런 기호는 다른 장어 요리에서도 나타나는데, 뱀장어구이를 할 때도 되도록 기름을 쪽 빼며, 장어 중 기름기가 가장 많은 붕장어는 아예 잘 즐기지를 않는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름기가 꽉 찬 갯장어를 더 맛있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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