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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 등 몇몇 정당과 단체들이 보수 통합이라는 운을 떼고 있지만 갈 길은 '산 넘어 산'이다.
보수통합이 논의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황 대표는 조국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해 8월 광화문집회에서 "자유우파 통합을 위해 나를 내려놓고 죽을 각오로 앞장서겠다"고 했고, 유승민 의원을 주축으로 창당한 새보수당은 바른미래당을 나오기 전인 지난해 10월 '통합 3원칙(탄핵의 강 건너 개혁보수로 새집 짓기)'을 제시하는 등 이미 작년부터 보수통합 열차는 '플랫폼'에서 출발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황 대표는 새해 벽두부터 첫 메시지로 '4월 총선에서 승리해 문재인 정권의 모든 적폐를 정상으로 돌려놓겠다'며 총선 전에 야권 통합의 빅텐트를 치겠다는 로드맵도 내놓았지만 험로(險路)가 하나 둘이 아니다.
우선, 총선이 불과 90여일 밖에 남지 않았지만 보수는 아직도 분열중이다. 극우보수부터 합리적 보수, 개혁적 보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하나로 모을 구심점도 리더도 없이 사분오열돼 갈기갈기 찢겼다.
각각의 세력권을 하나로만 제대로 묶을 수가 있다면야 누구도 예상치 못할 결과를 얻어낼 수 있겠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찬탄파' vs '반탄파', '친박' vs '비박', '당권파' vs '복당파' 등 은 서로 물과 기름 같아서 상대당 세력보다 더 대립과 갈등을 겪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한국당이 '탈당파'와 '태극기 세력'을 동시에 품에 안을 경우 양 극단의 세력의 지지층은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우려를 어떻게 불식시킬 것인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당은 자신들이 추대해 만든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 소추된 지 3년이 지났고 구속된 지 1.000일이 넘었고, 정권을 빼앗긴지도 벌써 만 3년이 다돼가지만 어느 누구하나 반성도 책임도 지는 사람 하나 없이 '만성 위기 불감증'에 걸려있다.
반환점을 돌아 집권 4년차를 향해 가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失政)이야 입이 아플 정도로 말할 필요가 없지만 그렇다고 한국당을 찍겠다는 사람은 쉽게 찾아볼 수가 없다.
또 다른 변수는 안철수 전 의원의 국내 정계 복귀다. 안 전 의원의 복귀에 따라 바른미래당의 진로와 당권구도, 중도와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 움직임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마침 리서치뷰가 지난 2019년 12월28일~1월 1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 대상으로한 여론조사 결과 4월 15일 치러지는 제21대 총선에서 ‘절대 찍고 싶지 않은 정당’에 관한 여론조사에서 절반에 가까운 49%가 한국당을 꼽는 등 정당 비호감 조사에서 한국당이 압도적 1위이고 총선 여론 조사에서도 여당의 실정을 심판하기보다 야당을 심판할 것이라는 여론이 높게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진에도 다수의 국민들은 보수 기득권 세력에 대한 심판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보고 있는것이다.
사람들이 한국당을 싫어하는 이유는 정책에 대한 비호감이 아니라 존재에 대한 비호감이다. '그냥 다'싫은 것이다. '무조건'싫은 것이다. 그야말로 '원초적 거부감'이다.
통합은 무조건 하는 것이 아니라 왜 해야 하는지 목적이 분명해야만 국민을 설득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신뢰도 줄 수 있다.
정치는 산수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 그때그때 다르다. 항상 1 더하기 1은 무조건 2라는 결과를 가져오지만은 않는다.
지금처럼 총선을 앞두고 비전도 명분도 없는 정치공학적 계산으로만 점철된 ‘무조건 통합’,‘묻지마 통합’이라는 1회용 반창고 같은 반짝 카드로는 1 더하기 1은 더 이상 2가 아닌 마이너스 결과만 얻게 될 뿐이다.
한국당을 비롯한 새보수당 등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함과 동시에 해체됐어야 마땅한 정당인데 총선이 다가오니 은근슬쩍 간판만 바꿔 '신장개업'을 한다고 야단법석이다.
진정한 보수 통합은 세력통합이 아닌 '변화'와 '혁신'이 우선이며, 시대의 '명령'이고 국민의 '여망'이다.
지금 보수는 말로는 통합을 외치고 있지만 동상이몽이다. 서로 주도권을 쥐려고만 한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흔히 문재인 정부를 '야당 복 하나는 타고났다'고 말한다.
진정한 보수 통합을 위해 황 대표와 유 의원 등 탄핵 당시 얼굴 역할을 하던 사람들은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불출마 선언 등 자기희생을 발휘해야만 총선에서 의미 있는 의석수를 확보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보수도 다시 회생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