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왔다~” 산청 경호강 은어 낚시로 활기
기사입력 2020-06-08 14:05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노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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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도 김 프로는 새로 잡혀 올라오는 은어인지 의심이 들 정도의 속도로 연신 은어를 낚아 올렸다.
2시간도 지나지 않아 김 프로의 살림통에는 20cm 이상의 씨알 좋은 은어들이 묵직하게 들어찼다.
이 정도면 거의 신수다.
바야흐로 은어 낚시의 계절이다.
산청 경호강에 은어가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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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강 은어 낚시는 금어기가 해제되는 5월1일부터 9월14일까지 가능하다.
경호강은 은어 낚시 마니아들에게 성지로 불린다.
은어는 이끼만 먹고 사는데 경호강의 바닥은 전부 돌밭이라 은어의 먹이인 이끼가 아주 풍부하다.
여기에 산청군이 매년 지역 어업인들의 소득증대와 관광객 유입을 위해 은어 어린고기를 방류하는 사업을 지속하면서 경호강은 국내 최대 은어 서식지가 됐다.
은어는 다 자라면 30cm까지 큰다.
조선시대에는 민물고기 중 단연 가장 뛰어난 맛을 자랑해 임금께 진상했었다.
은어 낚시의 가장 큰 매력은 은어의 습성을 십분 활용하는 수렵활동 그 자체에 있다.
우선 은어 낚시는 따로 미끼를 사용하지 않는다.
살아 있는 은어를 일종의 미끼로 활용한다.
은어는 자기가 먹이 활동을 하는 자리에 대한 집착이 아주 강한 텃세 물고기인데 이를 이용하는 것이 은어 낚시다.
낚시객은 은어의 머리 쪽에 소의 코뚜레와 같은 바늘을 꿴 뒤 다른 은어들이 사는 서식지에 넣는다.
이 미끼 은어를 ‘씨은어’라고 부른다.
그러면 이미 자리를 잡고 먹이 활동 중인 은어가 자기자리를 침범한 씨은어를 공격하는데 이 과정에서 씨은어 아래쪽으로 달린 또 다른 바늘에 걸리게 된다.
그래서 낚시객이 잡아 올리는 은어를 보면 항상 2마리가 걸려 있다.
은어 낚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바늘에 건 은어를 제대로 ‘살림통’역할을 하는 ‘보트’에 보관하려면 뜰채로 잡아내는 캐치를 잘해야 한다.
은어 낚시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이들은 이 과정에서 실수를 해 다잡은 은어를 놓치곤 한다.
이처럼 쉽게 접하기 힘든 특별한 낚시다 보니 낚시를 좋아하는 일본 낚시객들도 매년 이맘때면 상당한 숫자가 산청을 찾는다.
일본 낚시객들을 비롯해 우리나라 낚시객들도 몇 달씩 산청에 머무르며 낚시를 즐기는 마니아들이 많다.
주말이면 9m에 이르는 긴 낚시대를 들고 뜰채를 허리춤에 찬 낚시객들이 경호강 전역에 걸쳐 자리를 잡고 낚시를 하고 있는 모습은 사뭇 장관이다.
올해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낚시는 물론 캠핑, 트래킹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맑고 깨끗한 환경을 자랑하는 산청의 지리산과 경호강을 찾는 사람들도 더 늘고 있다.
김태화 프로는 “은어는 비린내가 전혀 없고 은은한 수박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우리 산청 경호강 은어는 맑은 물에서 살며 깨끗한 이끼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그 특성이 더 강하다”며 “산청이 은어 낚시의 성지로 이름이 나면서 매년 경호강을 찾는 낚시객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청군에서도 은어 치어 방류 등 어족자원을 늘리기 위한 사업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산청군 관계자는 “우리 군은 지속적인 내수면 생태계 복원을 위해 은어는 물론 쏘가리와 다슬기, 붕어 등 다양한 토속어 치어 방류사업을 펼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토속어 복원 사업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소득증대는 물론 지역 경기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