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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우리신문]14일 열린 제407회 도정질문에서 박준(국힘·창원4) 의원이 도교육청 예산 편성의 총체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도교육청은 2022년 계속비사업 중 지출하지 못한 금액은 이월해야 하는데도, 불용액이 없는 것처럼 보이도록 삭감해 기금으로 전출하고, 삭감한 금액을 그대로 돌려놓는 예산안을 동시에 의회에 제출해 심의‧의결권을 무력화시켰다.
이는 올 6월 국무조정실의 시도교육청 기금 실태조사에서 적발한 기금 편법운영과 같은 방법으로, 현재 정부는 근절 대책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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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의회가 삭감안을 승인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이를 되살린 예산안을 같은 날 의회에 제출한, 심각한 의회 의결권 침해”라며 “집행기관이 의결기관의 할 일까지 독점하려는 ‘회계농단’에 가깝다”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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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런 꼼수에 활용된 도교육청 기금에 대해서는 “가뜩이나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발주를 통해 지역경제에 이바지해야 할 소중한 자산인데도 조 단위 기금을 쌈짓돈처럼 계속 쌓아만 두고 있다”면서 “도교육청이 무슨 이자 놀이를 할 거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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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원은 “계속비 삭감 후 재편성, 의회 의결권 무시, 기금 편법 운용은 결국 교육감이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결과”라며 최근 3년간 시설사업비 편성 현황과 광역 시‧도별 시설직공무원 1인당 학교 수를 공개했다. 시설사업비는 계속 증가하는 데 공사를 발주할 능력을 갖춘 시설직을 제 때 키우지 않아 불용액이 만들어졌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도내 학교시설사업 단가총액은 2020년 대비 81% 급증했다. 그러나 도교육청 기술직 1명이 맡고 있는 학교 수는 4.1개로 전국 17개 시도 중 1위를 기록했다.
박 의원은 “타시도와 비교해볼 때 실제 일을 하는, 허리에 해당하는 7급이 10% 가까이 부족하다. 실무에서 제때제때 판단해서 발주하고 관리할 인력이 부족한데 정부에서 돈이 내려오면 뭐하나, 조 단위 기금을 갖고 있으면 뭐하나, 결국 돈을 쓸 능력이 모자란 것”이라며 “능력 부족을 시인하고 지금이라도 시설직을 보강해야 할 것을 ‘농단’에 가까운 예산 편성과 기금 편법 운용으로 덮으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설직이 부족한 데 비해 교육공무직은 정부의 총액인건비 기준을 관행적으로 초과 편성하고 있다. 박 의원은 “예산의 한계는 분명히 있고, 그 안에서 교육공무직 인건비가 자꾸 커진다면 시설직을 비롯한 나머지 직종으로 가는 할당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렇게 총체적인 부실 회계에 대해 교육감은 정부 재정인센티브를 받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교육기관인 교육청이 이런 편법 편성으로 받은 돈으로 아이들 교육을 시키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예산 편성은 도민에게 정책을 표현하는 수단인데, 이런 편법 운용과 부정확한 인식은 바로 시정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문했다.
한편, 박 의원은 지난해 도‧도교육청 연구용역 문제를 지적한 도정질문('22.9.13.) 후속으로 지난 한 해 동안 진행된 용역을 전수조사한 결과, 도청은 결과물 공개율(45%→76.3%)이 껑충 올랐으나 도교육청은 관외수주 비율이 37.5%에서 45.8%까지 오히려 증가한 점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