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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우리신문]진주시의 총괄․공공건축가 제도가 제3기까지 이어지면서 도시가 변화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 경기 동두천시, 경북 영주시 등 여러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할 만큼 진주시의 공공건축물은 특별하다. 그 중심에는 도시와 건축을 문화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조규일 진주시장과 최삼영 총괄계획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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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후 건축물, 오래된 기억을 보존하며 재탄생
건축이란 인간적 요구와 건축재료에 의해 실용적·미적 요구를 충족시키도록 만들어진 구조물로서, 현대 건축물에는 단순히 공간을 형성하는 구조물이 아닌 작가의 조형적 의지도 담겨 있다. 건축은 도시의 주된 경관을 이루고 건축물을 통해 인간의 활동 공간과 범위를 규정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진주시는 공공건축가 제도를 통해 공공에서 지어지는 건축물을 시민들이 좀 더 친숙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오래되고 헌것이라고 해서 무조건 철거하고 새로 짓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기존의 것을 잘 보존하고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예로 판문동에 있는 ‘소힘겨루기 경기장’은 철골 원형의 건축물로서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외부 패널이 녹슬고 낡은 상태였다. 이에 시는 천연 탄화 목재로 외부 마감을 하고 색이 바랜 FRP벤치도 나무의자로 시공해 다양한 공연이 가능한 원형 공연장으로 탈바꿈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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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중앙동 차 없는 거리에 있는 옛 대안동사무소는 전면 리모델링하여 청년과 예술인들의 창작지원 거점시설인 ‘문화제작소’로 탈바꿈했다. 지하 1층에는 녹음실과 편집실, 지상 3층에는 관객 친화형 미술관과 호리존 스튜디오, 카페형 공유 공간을 갖췄다.
최근 망경동 일원에 조성된 ‘철도문화공원’은 2012년 진주역이 지금의 위치인 가호동으로 옮기기 전까지 역으로 활용됐던 곳으로, 지금은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도심 한가운데 공원으로 조성됐다. 특히 역사는 전시관으로 탈바꿈하여 100년의 기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기차를 정비하던 삼각형 그물 모양의 트러스와 총탄 자국이 있는 붉은 벽돌로 구성된 차량정비고는 다양한 전시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리모델링돼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며 기억을 보존하고 있다.
▶ 친환경 목조 공공건축물로 시민 만족도 높여
진주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가 공공건축물을 목조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특히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주민센터나 경로당 같은 노유자시설은 목재가 주는 편안한 안정감과 심리적인 효과로 시민들의 만족도가 높다.
주민센터는 각종 문화, 건강, 교육을 위한 공간으로 주민들이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는 주민자치의 장이 되는 장소이다. 목조로 지어진 주민센터는 정촌면·문산읍·명석면 주민센터가 있으며, 명석면 주민센터는 한국목조건축협회가 주최하고 산림청에서 후원하는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현재까지 목조로 지어진 경로당은 상봉동 대봉·평거동 숯골·신안동 녹지·문산읍 주정·상대동 강나루 경로당 등 5개소이다. 올해에는 이반성면 교풍·평거 들말 경로당이 목조로 지어질 예정이다. 목조 경로당의 중앙에는 중정을 두어 항상 빛과 공기가 순환되는 구조이다. 이러한 구조는 심미적인 효과와 더불어 노인들의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019년에 준공된 ‘홍락원’은 지상 2층, 연면적 993.47㎡의 목조 건축물로 지어진 진주남부권의 노인여가시설이다. 다양한 취미·여가 프로그램 및 경로식당을 운영하여 어르신의 복지 수요를 충족하고 있다.
최근에는 사봉농공단지의 근로자를 위한 ‘사봉밥집’을 목조로 준공하였다. 사봉밥집은 사봉농공단지 인근에 식당이 없어 점심시간에 시내까지 이동하거나 배달시켜 먹는 기업의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2월에 지어졌다. 지상 1층, 연면적 535㎡으로 2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목조 건축물이며, 단순한 구내식당이 아닌 근로자들의 휴식처이자 다양한 행사에 활용 가능하도록 구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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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진주시는 목재를 활용한 다양한 공공건축물을 준공하거나 시공 중이다. 2020년 공공기관 목조건축 최우수상의 ‘진양호 우드랜드’, 국내 최초로 한국건설기술원과 함께 지은 카본넷제로(carbon net zero) 빌딩인 ‘가호동 돌봄꽃집’, 2022년 캐나다 우드디자인 앤 빌딩 어워드에서 최우수상인 아너(HONOR)를 수상한 ‘물빛나루쉼터’, 2023년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지수남명진취가’가 있다.
또한 정촌면 뿌리산업단지에 입주 기업과 노동자, 지역 주민들을 위해 조성 중인 ‘행복드림센터’는 올해 말 준공 예정이며, 2027년 준공되는 옛 진주역 부지의 ‘국립진주박물관’은 연면적 1만 4990㎡의 국내 최대 규모 목조박물관으로 건립될 예정이다.
▶ 진주의 부흥 이끌 미래세대 위한 공간도 ‘착착’
진주시는 미래세대를 위한 공간도 권역별 안배를 고려하여 추진 중에 있다. 먼저, 침체된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추진 중인 ‘진주대첩광장’은 2007년 기본계획 수립 후 15년만인 올해 8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진주대첩광장은 진주의 역사적 유산을 현대적인 건축물로 재해석한 공간으로 도시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상의 공원지원시설은 제5기 국가건축정책위원장을 역임한 국내 건축 거장인 이로재건축사사무소의 승효상 건축가가 계획하여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시는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인 진주대첩의 숭고한 얼을 담아내고 과거의 문화유산을 계승하는 장소로 광장을 조성해 과거의 영광을 기리는 동시에 미래를 향한 진주시의 의지를 상징하는 장소로 만들 예정이다.
더불어 망경동에 건립 예정인 ‘남강변 다목적문화센터’는 진주성, 진주대첩광장, 물빛나루쉼터, 옛 진주역 복합문화·예술공원, 볼래로 문화거리로 이어지는 진주로드의 복합문화·예술의 상징이자, 지역의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한데 모으는 중추적인 기능을 담당할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된다.
그리고 동부권 주민들을 위해 건립되는 ‘동부시립도서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454.13㎡ 규모로 열람실, 영어도서관, 공동육아나눔터, 다함께돌봄센터, 카페 등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고 있다.
이 외에도 남부권에 지어질 100년 전통 진주실크의 우수성을 소개하는 ‘진주실크박물관’은 실크를 상징하는 부드러운 곡선과 자연광이 공간과 공간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구조로 건립된다. 세계 5대 실크 명산지 중 하나이며 국내 실크 생산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진주시의 섬유산업을 다시 부흥시키고자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건립하고 있다.
▶ 진주를 더욱 진주답게 ‘제3회 건축문화제’개최
진주시는 올해에도 ‘진주 건축문화제’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제3회를 맞는 진주 건축문화제 개최는 건축을 단순히 기능적인 구조물로 생각하지 않고 도시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자 문화로서 인식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증표이다.
2022년 10월에 옛 진주역 차량정비고 일원에서 ‘탄소중립 시대의 건축’이라는 주제로 제1회를 개최한 후, 작년에는 ‘남강으로 엮다: 강, 도시, 그리고 사람(도시재생)’이라는 주제로 제2회를 성황리에 개최하였다.
올해에는 도시의 공공건축물이 지녀야 할 본질적인 가치와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진주시 건축의 정체성’이라는 주제로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문화제는 촉석루(14세기), 국립진주박물관(1984), 경남문화예술회관(1988)과 같은 진주시내 건축물 중 시대를 대표하는 걸작에 대해 전시한다.
시는 이번 건축문화제를 통해 남강의 바위벼랑 위에 장엄하게 자리 잡은 아름다운 촉석루, 한국 현대건축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김수근 선생의 작품인 국립진주박물관, 김수근 선생과 동시대에 활동한 우리나라 대표적인 건축가 김중업선생의 작품인 경남문화예술회관 그리고 21세기 촉석루로 칭해지고 있는 한양대학교 김재경 교수의 ‘물빛나루쉼터(빛의 루)’로 이어지는 진주시 건축의 정체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진주시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시민들에게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양질의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해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삶을 연결하여 모든 계층과 세대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건축문화제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공공건축물은 그 도시의 정체성과 문화를 반영해야 한다”며 “진주시는 이러한 건축문화의 확산을 통해 모든 시민이 함께 공감하고 누리며 더욱 발전하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