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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국회의장,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오찬환담
기사입력 2010-05-07 00:38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경남우리신문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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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과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주요국 공식순방에 나선 김형오 국회의장은 5월 5일 (수. 현지시각) 낮 미국 뉴욕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만나 천안함 사태를 비롯한 한반도 관련 제반 현안에 관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면담은 뉴욕 맨하탄에 있는 박인국 주유엔대사 관저에서 오찬형식으로 1시간 30여분동안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김경근 뉴욕총영사와, 김 의장을 수행중인 김용구(자유선진당) 이용경(창조한국당) 이춘식(한나라당) 의원 및 허용범 국회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반 총장은 “한국의 위상은 바깥에 나와 있으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유엔사무총장으로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고, 그런 업적을 이룬 국민을 대신해 내가 찬사를 받고 있다”면서 “국민들이 늘 따뜻하게 성원해주고 격려해주는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반 총장은 이어 “우리나라는 언제나 정치적 어려움이 많으나 정치적 이견이 다양하게 표출되는 것은 더 현명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한다”면서, “192개국이 모인 유엔도 한국보다 더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는 장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잘 이끌고 가느냐를 숙제로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오 의장은 “한국은 지금 천안함 사태 등으로 긴장과 어수선함이 계속되는데, 한국인으로서 역사 이래 가장 세계에 이름을 떨친 반기문 총장의 활약을 보니 마음이 든든하다”며 “수치상으로는 1천년에 한명이 나올 확률의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에, 그 역사적 시기에 산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게 된다”고 존경의 뜻을 표시했다.
김 의장은 이어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은 ‘삼성’이란 브랜드로 나라가 인식됐는데 이젠 반기문 총장을 배출한 나라로, 나아가 G20 의장국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3박자를 갖춘 대한민국은 국민이 통합된 가운데 세계를 내다보며 나아간다면 국운이 따르는 시대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최근 현안인 천안함 사태와 한국의 국제적 위상 등을 둘러싸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내용을 일일이 소개할 수는 없으나, 반기문 총장은 천안함 사고의 후속조치와 관련해서는 조사결과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 총장은,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한 조사결과가 나와도 논란이 계속될 가능성이 큰데, 유엔 같은 국제기구에서 그에 대한 최종적 결론을 내어줄 수도 있지 않는가”라는 김형오 의장의 질문에 대해, “유엔이 진상조사를 하려면 회원국간의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과거 몇 차례의 진상조사 사례가 있기는 하나 천안함에 대해서도 그런 합의가 가능할지는 조사결과가 나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또 김정일(북한국방위원장)의 방중으로 변화가 있을 수 있는 6자 회담에 유엔이 직접 관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6자회담처럼 이미 정해진 틀이 있고 그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는 경우에는 유엔에서 직접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 총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은 높아진 국제적 위상만큼 글로벌 아젠다(세계적 이슈)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적극적으로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특히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한국과 직접 관련된 분야에만 신경과 예산을 쓰는 경향이 있지만, 보다 글로벌한 시각에서 보면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 예컨대 아프리카의 아주 작은 개도국의 기아와 질병이 바로 우리의 문제라고 여겨야 한다”면서 “세계적 이슈들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 총장은 이어 자신은 역대 유엔사무총장 중 가장 바쁘고 일을 많이 하는 총장으로서 상당시간을 회원국들로부터 세계적 재난구호 등에 필요한 기부금을 모으는 데 쓰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유엔은 정해진 예산외에 대부분의 사업을 각국이 내는 자발적 기여금(voluntary contribution) 으로 충당하는데, 한국은 정해진 예산분담금은 잘 내지만 이것에서 다소 인색한 측면이 있다. 이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형오 의장도 “한국은 언론에 국내정치는 크게 부각되고 국제뉴스는 가장 소홀히 취급될 정도로 세계적 이슈에 관심이 적은 게 사실”이라며, “한국의 국민이나 정부나 시각을 더욱 글로벌하게 해야 한다”고 적극적 동감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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