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전문가가 4대강 사업 홍보에 나선 까닭
[만남] 차윤정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환경부본부장
기사입력 2010-06-28 22:19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경남우리신문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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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살리기 사업이 6월 현재 기준으로 평균 공정율이 25%를 넘었다. 더 이상 되돌릴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반대하는 쪽에서는 여전히 ‘생명 죽이기’라며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생명 죽이기’는 타당한 주장일까? 그 답을 얻기 위해 지난 23일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차윤정 환경부본부장겸 홍보실장을 만났다. 차 부본부장은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민간인 신분으로, 또 생태전문가로서 4대강살리기사업을 지켜보다 지금은 4대강사업 홍보의 최전선에 나선 인물이다.
이 때문에 그의 행보는 항간에 이목을 끌었다. ‘지식인의 변신’, ‘한국의 레이첼카슨이 변절했다’, ‘4대강 비판하다 4대강 홍보’ 등등. 4대강사업을 반대해 온 환경단체나 일부 언론에서는 이러한 언어로 그를 직·간접적으로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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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으로 보였지만, 그의 모습은 의외로 당차 보였다. “제가 이전에 4대강사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운동을 펼쳤다면, ‘변신 또는 변절’이라는 주장이 맞습니다. 하지만, 전 4대강사업의 방향이 옳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왜 그의 행보를 변신으로 본 것일까? 그는 “아마 그분들이 저를 ‘환경론자’나 ‘4대강사업 반대론자’로 형식화 또는 규정했다가 이런 일이 벌어지니 ‘변신’이라는 용어로 그들 스스로 평가하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실제 저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이나 저를 아는 사람들은 그렇게 얘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4대강살기 사업이 강의 본질 되찾을 좋은 기회”
차 부본부장이 4대강살리기 사업의 방향이 옳다고 믿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우리의 강은 생물학적인 찌꺼기를 많이 가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본래 강이 가지고 있던 고유한 본질이 많이 훼손됐다는 얘기이죠. 강 스스로 이러한 찌꺼기들을 제거하면 좋은데, 그럴 만한 자정능력을 잃은 상태입니다. 때문에 사람이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했고, 4대강살리기 사업이 바로 기회라고 여기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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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준설하고 보(보)를 설치하는 것 자체가 인간이 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생태계 교란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집을 짓거나 농사를 지을 때도 자연 생태계에 약간의 교란을 주지 않고는 할 수 없다”며 “지금 당장의 우려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지나고 나면 궁극적으로 좋아질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콘크리트는 3%뿐, 나머진 생태공원·친수공간 조성”
차 부본부장은 아쉽게도 이러한 믿음을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를 통해 얻은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반대하는 쪽에서 주장하는 ‘생명 죽이기’에 대해 옳은 주장인지 검토하는 과정에서 얻게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소통과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을 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4대강살리기사업을 대표적인 토목공사나 삽질로 알고 있지요? 이건 잘못 알려진 내용입니다. 실제 4대강살리기사업에서 토목공사라고 할 수 있는 콘크리트 작업은 3%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생태공원 및 친수공간 조성이 중심인데, 반대하는 쪽에서 이를 너무 부각시킨 탓에 왜곡된 것입니다. 결국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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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물이 있어야 물고기 등의 생물이 들어오고 수생태가 유지됩니다. 그런데 우리의 강을 보면 홍수기 때 고작 1개월 물이 가득 차 흐르다가 갈수기에는 강폭도 줄고 모래톱이 쌓여 실개천처럼 흐릅니다. 예를 들어 물이 100이고 여기에 물고기가 10마리 살 수 있다면, 갈수기에는 물이 10으로 줄어들고 물고기는 1마리밖에 살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차 부본부장은 “갈수기에는 물의 양이 줄어들어 수질도 나빠지고 수면에서 강바닥까지의 수심이 낮아져 전체적으로 물의 온도가 올라가고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그나마 남아 있는 물고기 1마리 마저 많은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사람들이 보기에는 황금빛 모래톱이나 갈대의 노래가 좋아 보이겠지만, 정작 물속은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운 데 지금이 가장 행복하고 건강한 생태계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4대강살리기 사업은 준설과 보 설치를 통해 물의 양을 늘립니다. 물의 오염도를 측정할 때 물의 양에 대한 오염물질의 양으로 계산하는데, 물의 양이 많으면 수질이 개선됩니다. 예측에 따르면, 4대강 유역에서 사람이 수영을 할 정도의 수질인 2급수의 물이 76%에서 86%까지 늘어납니다. 지금은 낙동강에서 수영을 못하는데 앞으로는 할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해지는 것입니다.”
“물그릇 늘리면, 낙동강서도 수영할 수 있을 것”
특히 4대강살리기 사업에는 지천이나 인근으로부터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줄이는 사업이 포함돼 있어 수량이 늘어나는 동시에 오염물질이 줄어들기 때문에 수질개선 효과는 뚜렷할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4대강에 설치되는 보 때문에 물이 고여 썩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마치 이를 상식처럼 여기고 있는데 상식을 뒤엎는 것이 과학기술입니다. 기본적으로 4대강에 설치되는 보는 모두 가동보로 물의 체류기간은 7~10여일 정도입니다. 팔당댐이나 소양강댐 안의 물이 200여일 정도 체류하는데, 지천의 오염물질을 차단해서 2급수이거든요. 4대강은 체류시간이 이보다 훨씬 짧고 지천의 오염물질 유입도 줄이고 물의 양도 늘리고, 수질이 더 좋아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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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부본부장은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변·생태공간 회복사업에 기대를 걸어도 좋다고 말했다. “사실 이것이 4대강살리기사업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홍수 · 가뭄 · 수질 문제 해결은 당면한 중요한 과제이지만 국가가 당연히 해야 할 사업으로 인해서 그 공이 잊혀지기 쉬워도, 수변공간 만큼은 사람들에게 신선하게 오랫동안 칭송받을 것이기 때문이죠.”
헤어질 쯤, 차 부본부장은 “매일 아침이 새로운 기분이다”는 말을 던졌다. 이유인 즉, 내부(추진본부) 사람들은 외부(국민)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무덤덤하기 마련인데, 본인은 외부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들 입장에서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민들이 어째서 4대강사업이 생명살리기인지 알기를 원한다면 생태학적으로 해석을 해줄 수 있고, 또 내부적으로는 토목 또는 기술 분야에만 집중할 우려가 있으면 생태적인 측면에 더 많은 강조와 요구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자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때문에 그가 4대강살리기 사업과 관련해, 정부와 국민이 원할하게 소통할 수 있는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