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 고메즈와 박지우 남매,최고의 무대를 보여~
기사입력 2011-07-17 23:11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김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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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팀이 눈에 띄었다. 오로지 이제까지 남은 다섯 팀 가운데 이 두 팀만이 유독 다르게 보였다. 아예 이 두 팀이 나오는 순간만 전혀 다른 프로그램이 된 것 같았다. 제시카 고메즈, 박지우 팀과 현아, 남기용 팀이었다. 물론 의미는 전혀 다르다.
놀랐다. 물론 이전에도 제시카 고메즈와 박지우 팀은 몇 차례 심사위원들로부터 최고점을 받은 적이 있었다. 박지우의 리드 아래 제시카 고메즈는 무척 고혹적으로 보였고 그녀의 표현력은 기술적인 약점을 대신하고도 남을 정도로 훌륭했다. 그러나 이번 무대는 그것과도 또 달랐다. 빛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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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심사위원들로부터도 23점으로 최고점, 실시간 문자투표를 통해서도 마침내 최고점으로 1위에 오르게 되었다. 오히려 너무나 당연해서 무덤덤했던 압도적인 1위였다. 모두가 느끼지 않았을까? 제시카 고메즈와 박지우는 이미 최고의 파트너다.
그에 비하면 현아와 남기용은... 솔직히 그 전에 현아의 소속사에 대해 한 소리 해야겠다. 불과 열흘 전이다. 불과 열흘 전인 7월 5일 현아의 첫번째 미니앨범(EP) "Bubble Pop!"이 발매되었다. 녹음에, 안무연습에, 뮤직비디오 촬영에, 더구나 새 음반이 나왔으니 활동도 본격화될 것이다. 잠도 쪼개가며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는 활동기간의 가수에게 과연 댄스스포츠를 배우고 연습할 시간이라는 것이 주어지겠는가?
이미 시작부터 예고된 결과였던 것이다. 싱글도 아닌 EP다. 기획단계에서부터 준비까지 어제오늘 급하게 결정되었을 리 만무하다. 음반작업이 본격화되면 정신없이 바쁠 것이다. 음반준비에도 바쁘고, 음반을 발매하고 나면 활동하느라 또 바쁘고, 어찌되었든 가수인데 음반작업과 활동을 앞에 두고 고작 예능을 위한 춤연습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까? 후순위로 밀리게 된다. 그렇다고 연습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출 수 있을 만큼 댄스스포츠가 만만한 것이 아니다.
물론 현아의 춤에 대한 재능을 믿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확실히 현아는 춤을 잘 춘다. 그러나 무대에서 추는 안무와 댄스스포츠는 기본부터 다르다. 아이돌 시절 최고의 춤꾼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던 문희준이 댄스스포츠에 처음 고전하던 것을 보라. 전문 댄스스포츠선수인 안혜상 선수조차 스윙이라는 생소한 장르에 대해서는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현아의 장점이자 단점인 무대에서의 오버필은 정확한 동작을 요구하는 댄스스포츠에서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보다 진지하게 접근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현아라도 제대로 춤을 추어 보일 수 없는 것이다.
차라리 김장훈이나 김영철처럼 도저히 댄스스포츠의 스케줄을 소화할 수 없으니 중간에 하차하겠다 했으면 모양이나 나쁘지 않았을 것을. 아니 두 사람 역시 하차하기 직전까지 많은 나이와 뜻대로 따라주지 않는 몸에도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노력 끝에 인정할 수밖에 없는 무대를 선보이고 있었다. 과연 현아의 지금까지 무대 가운데 그렇게 인정할만한 무대가 하나라도 있었는가. 그녀가 가진 가능성에 비해 그녀가 거둔 성적이란 너무나 초라한 것이었다.
사실 이미 2주 전부터 위태위태했었다. 매번 최하위로써 탈락권에 있었고, 그때마다 기사회생으로 다른 팀이 떨어지며 살아남을 수 있었다. 운이 좋았던 것도 있었을 테고, 참가자 가운데 가장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한 사람이었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조차도 마지막 5팀이 남은 상황에서는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진다. 대중적 인지도에서, 더구나 실력에서 만만한 팀이 단 하나도 없다. 탈락을 겨루었던 김규리, 김강산 팀조차 현아, 남기용 팀과는 비교할 수 없이 나았다.
결국은 소속사의 관리소홀이 아니었겠는가. 현아의 춤에 대한 재능을 믿었을 테고, 아이돌로서의 대중적 인지도를 믿었을 테고, 무엇보다 설마 공중파 예능프로그램에서 해봐야 얼마나 열심히 하겠는가? 그러나 모두들 본격적이었다. 도중에 하차한 김영철이나 김장훈조차도 경연에 참여하는 동안에는 누구보다 열심히 무대에 임하고 있었다. 생각 못한 것일까?
물론 그렇게 큰 일은 아니다. 고작해야 예능프로 하나에서 중간에 탈락한 것에 불과하다. 익숙지도 않은 댄스스포츠, 크게 화제가 되지도 않는 댄스서바이벌, 여전히 현아는 매력적이고 그녀에 대한 대중적 지지와 관심이 높다. 그렇더라도 그녀가 보여준 성의없는 무대는 아직 어린 많은 가능성을 가진 아가씨에게 굳이 겪지 않아도 될 아픔을 겪게 하지 않았을까.
차라리 최선을 다했는데도 재능이 미치지 못해서 떨어졌으면 상관이 없다.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고 떨어졌다. 그렇다면 그것으로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제대로 연습조차 못했다면. 더구나 파트너인 남기용 선수는 어찌 되는가? 자신의 기량을 채 펼쳐보이지도 못하고 파트너의 스케줄로 인해 중간에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말했듯 할 바를 다 하고 떨어졌으면 납득이라도 한다. 시청자의 한 사람에 불과한 필자조차 이렇게 억울한데.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아쉽다기보다는 안타까웠다. 앨범준비만 아니었다면. 새음반 활동만 아니었다면. 아니면 현아가 아닌 다른 활동이 상대적으로 뜸한 아이돌이었어도 좋았을 것이다. 현아가 소속된 걸그룹인 포미닛 역시 얼마전 공식적인 활동을 접었다. 그녀들로 하여금 대중에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면. 오히려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있었으니 더 알찬 무대로써 프로그램에 있어서도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이건 너무 억울한 것이다.
아무튼 삼바라는 춤이 그렇게 어려운 춤이라는 건 처음 알았다. 김강산 선수가 그리 질색을 하며 거부를 하다니. 아마도 생소한 춤이고 어려운 춤인 만큼 김규리 역시 이제까지처럼 여유롭지는 못했으리라. 아니 이제까지 김규리가 여유로웠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버거웠을 뿐. 조금은 아쉬운 무대였다. 그래도 훌륭했다.
이봉주, 최수정 팀에 대해서는 그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저 사람이 이봉주가 맞는가? 그 뻣뻣하고 리듬감 없던 - 아니 여전히 리듬감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몸도 뻣뻣하다. 동작도 서툴고 어눌한 것이 많이 틀리고 있다. 그래도 제법 댄서로서의 모습이 느껴지지 않는가. 무엇보다 자기 무대라고 하는 자신감과 집중력이 좋았다. 표정만큼은 이미 프로 댄스스포츠 선수였다. 보고 있는 필자가 즐거울 정도였다. 춤이란 잘 추어서만 춤이 아니라는 듯이. 그는 그 순간 이미 댄서였다.
문희준, 안혜상 팀은 역시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안정된 무대를 선보였었다. 아마 김규리, 김강산 팀과 문희준, 안혜상 팀 가운데 한 팀이 제시카 고메즈, 박지우 팀과 결승에서 다투게 되지 않을까. 문희준의 춤꾼으로서의 본성이 일깨워지면서 갈수록 춤이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오히려 현아, 남기용 팀보다도 더 막내스러운 귀여운 모습들이 너무 좋았다. 개구지고 장난스럽고 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현아의 역할이었을 테지만 안혜상 선수가 너무 훌륭히 잘 소화해내고 있었다. 그들의 무대가 좋은 것은 그런 살가운 웃음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출연자와 전문 댄스스포츠 선수와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며 또 다른 즐거움을 만들어내고 있다. 스스럼없이 박지우를 오빠로 부르게 된 제시카 고메즈와, 놀이기구를 못 탄다는 말에 기회를 만났다는 듯 김강산을 놀이기구에 태우고 마는 김규리와, 김규리가 마련한 김강산의 깜짝 생일파티 역시. 베이징에서 공연중에 있으면서도 안혜상에게 연습 열심히 하라고 다그쳐 묻는 문희준도 그렇다. 이소라와 인터뷰하면서 왈츠의 자세를 보여주느라 안혜상을 밀어내는 모습은 어지간한 친밀감으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렇게 한참 분량이 늘어난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춤이 더욱 이해가 잘 된다고나 할까? 그들 사이에 있었던 혹독하면서도 온기넘치는 시간들이 춤에 그대로 녹아난다.
새삼 지난주 이미 제시카 고메즈의 어머니까지 만났는데 박지우 선수더러 제시카 고메즈와 사귀라 하는 것도 민망하고, 이제 김규리와 김강산 선수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있더라도 어색하거나 놀랍지 않다. 문희준과 안혜상이 사귀게 되면 그것도 그림이 좋지 않을까. 물론 서로 사귀지 않더라도 그들은 훌륭한 파트너이고 스승과 제자일 것이다. 그런 정도로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 사이의 이야기들에, 그리고 그 끝에 보여지는 아름다운 춤에. 춤은 사람과 사람을 잇는 것이다.
한창 시즌2를 준비중인 <위대한 탄생> 제작진들에게 <댄싱 위드 더 스타>를 권해주고 싶은 이유일 것이다. 멘토와 멘티의 관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로부터 어떻게 분량을, 재미를 끌어내야 하는가? 전혀 무명이던 댄스스포츠선수들이 이제는 늘 보아 오던 얼굴처럼 익숙해지고 친숙해졌다. 매회 응원하는 팀이 생기고 긴장감이 높아진다. 유쾌함과 즐거움도 커진다.
이덕화의 진행은 참으로 옛스러우면서도 독특하다. 스스로를 선수와 시청자, 심사위원 사이에 위치시키는 느낌일까? 이제까지의 다른 MC들과는 전혀 다른 진행방식이다. 적극적으로 출연자들에 다가서며, 심사위원과 소통하고, 시청자를 대한다. 마치 한 편의 콩트처럼 그렇게 출연자와 심사위원, 시청자의 경계가 이덕화로 인해 허물어진다. 직설적이고 주관적이며 감정적인 그의 진행은 그런 점에서 <댄싱 위드 더 스타>와 어울린다. 어떻게 해서든 목숨 걸고 붙어야 하는 서바이벌이 아니라 조금은 느슨하게 즐길 수 있는 경연이어야 하는 것이다. 너스레가 어울린다.
현아의 탈락은 다시 말하지만 참 아쉽다. 충분히 연습할 시간만 주어졌어도. 소속사를 원망하게 되는 것이다. 그녀는 충분한 재능과 가능성, 무엇보다 돌아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그런 그녀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다니. 그러나 제시카 고메즈의 매력 또한 훌륭했으니까. 그녀를 1위로 올려준 것은 마침내 모두가 그녀의 매력과 실력을 인정했다는 뜻일 게다.
한 단계 높아진 실력과 그리고 더욱 깊어지고 넓어진 관계와 서사들. 싸이의 스윙으로 편곡한 그의 히트곡 "새"의 무대는 정신없이 현란했다. 어느새 어깨를 들썩이며 싸이의 무대에 빠져들고 있었다. 그야말로 스페셜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 스페셜한 무대였을까? 그러고 보면 각각의 춤에 맞게 재편곡된 음악을 듣는 재미도 쏠쏠했었다. 독특하면서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즐거웠다. 아마 이 말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재미있다기보다는 어느새 자신마저 무대 위에서 함께 하는 듯 즐거운 시간이었다. 아름다웠고 매력적이었으며 정겨웠다. 그것이 가장 컸다. 출연자 사이에 오가는 끈끈한 정이. 그리고 출연자와 심사위원과 시청자를 아우르는 온기들이. 최고였다.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