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꽃송이들이 만든 아름다운 화음...들어보세요~♬
창녕군여성합창단, 오는 11월 정기공연 앞두고 맹 연습
기사입력 2013-09-29 17:27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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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들, “우울증 치료하고 행복하고 즐거운 제2의 인생 살고 있어요”
각기 다른 목소리가 모여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내는 합창. 합창은 악기를 다루지 않아도 유일하게 음악을 할 수 있는 장르다. 창녕군여성합창단(단장, 이윤경 지휘, 이애리)이 오는 11월 22일 2년마다 개최하는 정기공연을 앞두고 맹연습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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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전 10시30분 찾은 창녕군 여성회관 3층 대회의실 문틈사이로 “파도여 슬퍼말아라~”는 노래가 들려나왔다. 음악에 문외한인 기자의 귀에는 TV에 간혹 방영되던 서울시립합창단의 화음에 못지않은 합창 실력으로 들려왔다. 창녕군여성합창단은 10년전 ‘비사벌합창단’으로 출발해 5년전인 2008년부터 창녕군 공식대표 합창단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단원은 25명으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10시30분부터 12시까지 여성회관 3층 회의실에서 연습을 해오고 있다. 합창단은 매년 1월 초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신년교례회에서 ‘창녕군가’를 합창해 창녕의 새해 문을 열고 있다.
6월엔 현충행사에 참석해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위로하는 합창 공연을 비롯해 한해 10여회의 공식 공연을 해왔다. 합창단원의 연령층은 30대~70대로 다양하지만, 지휘자의 현란한 몸짓과 손짓에 맞춰 노래를 열창하는 단원들의 얼굴에선 세월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맑고 천진난만한 모습이다. 올해 51세인 박성희씨는 “첨엔 멋모르고 왔는 데 활동을 하면서 목소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즐겁고 행복하다”며 “합창단이 있어 고맙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나이 들어가면서 우울증이 심해졌는 데, 합창단 활동을 하면서 삶의 활력을 갖게 되고 목소리와 얼굴은 물론 몸 전체가 젊어졌습니다” 단원 중 왕언니뻘인 김경애씨(65세)는 창원에서 교사로서 정년퇴임을 하고 1년 8개월전 창녕으로 왔다.
낯선 곳이라 친구도 아는 이웃도 없이 외롭게 지내다 보니 우울증세가 왔다고 한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합창단에 가입해 활동한 후, 우울증도 가시고 인생이 즐거워지더라는 것. 기자의 눈에도 김씨의 얼굴과 몸은 우울증을 앓았던 60대가 아닌 건강하고 젊음의 혈기가 왕성한 40대 후반정도로 보였다. 7년전 부산에 살다가 남편과 귀농해 과수원을 하고 있는 이숙경씨는 승용차로 20분이나 걸리는 아~주 먼 길곡면 오호리에 살지만, 화요일과 목요일이면 어김없이 남편을 졸라 차를 얻어(?)타고 연습장을 찾는다.
“4년전 군청 홈페이지를 보고 합창단에 가입했는 데, 단순한 과수원 일을 하다 일주일에 두 번은 완전한 내 시간을 갖게 되어 너무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합창단은 노래 봉사외에도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데도 각별한 정성을 쏟고 있다. 올해 봄에 단원들이 입지 않는 옷가지를 모아 펼친 바자회를 통해 마련한 기금으로 지난 추석전에 장애인 부모회에 라면과 먹을 거리를 기증했다. 이유경 단장(57세)은 “매월 경로당을 순회하며 농삿일로 지친 어르신들에게 아주 잠깐이나마 흥겹고 아름다운 화음을 들려줄 계획을 갖고 있지만, 현재 단원수가 부족해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며 “이 기사를 보고 많은 주부들의 참여를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지휘자 이애리씨는 “아주 먼거리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여하시는 단원들의 열정에 감동을 받았다”며 “아마추어 합창단이지만 클래식과 대중가요 장르를 넘나들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합창단원들의 화음을 조율하는 이애리 지휘자는 부산 예고와 경성대 음악과에서 성악(레조 소프라노)을 전공하고 4년전 솔리스트로 와서 활동을 하다 지휘를 맡고 있다. 노래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고 한다. 우울하거나 화나거나 슬플 때 듣는 노래는 즐거움과 행복함과 삶의 활력을 준다. 창녕여성합창단의 아름다운 화음이 세파에 찌든 창녕군민들의 삶에 활력소가 되어 주기를 기대해본다. <김 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