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충해 강하고 수확량 많은 ‘조평벼’ 보급에 사재 턴 양진률 농업인
기사입력 2013-12-10 16:54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김 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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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충해에 강하고 수확량이 높고 수확시기가 빠른 종자가 있는 줄도 몰랐는 데, 공무원도 아닌 일반 농업인이 무료로 보급해주니 고맙기 그지 없습니다” 올해 초 부터 쌀농사를 짓는 농업인들 사이에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누군가를 칭찬하는 목소리가 자자하다. 칭찬의 주인공은 창녕군 유어면 장가리에서 쌀과 양파, 마늘 농사를 짓고 있는 양진률씨(65세)다.
양씨는 2011년말 신문등을 통해서 농촌진흥청이 병충해에 강하고 추석전 햅쌀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에게 맞춤인 종자를 개발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국립식량과학원 관계자에게 종자 구입 방법등을 탐문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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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식량과학원 관계자는 “개인에게는 공급이 불가능하고 군청등 관을 통하라”는 말에 양씨는 인근 함안군 농업인 허수영씨가 공급을 받았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곧바로 달려가 종자를 얻어 올해 4,400평 논에 시배했다. 이렇게 얻은 종자 중 우포가시연꽃쌀 농가에 40kg들이 200포대를 판매하고 나머지 100포대는 일반 농가에 무료로 보급했다.
양씨가 공급한 ‘조평벼’는 남부평야지에서 5월 상순 모를 심으면 이삭패는 시기가 7월10일경으로 기존 조생종보다 빨라 8월중․하순에 수확이 가능하며 최근 발생량이 급격히 늘고 있는 줄무늬잎마름병에 강하고, 힌잎마름병과 도열병에도 저항성을 지니고 있어 재배 안정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
또한 수확량도 기존 조생병보다 많아 농가 소득증대에 획기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우리 지역에서도 추석전 제수용은 물론이요 신선한 햅쌀을 손쉽게 구매해 먹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업진흥청은 “8월 중하순에 수확한 다음 사료용 귀리의 여름 재배에 이어 11월 상순 보리나 양파, 마늘 파종이 가능해 3모작도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100일만에 수확하는 올콩 ‘참올’도 무상 공급
양씨는 조평벼외에도 파종후 약 100일만에 수확할 수 있는 신품종 올콩 ‘참올’도 인근 농가에 무상으로 공급했다. 장류 및 두부용인 ‘참올’은 일반 콩의 생육기간이 130~150일 정도인데 비해 생육기간이 100일로 짧아 마늘 등 겨울작물과의 2모작이 안정적으로 이뤄질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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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농가에 보급되고 있는 ‘올콩’은 생육기간이 짦은 대신 일반콩에 비해 수량이 20%가량 적고 종실의 품위가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었으나, 이번에 양씨가 공급하는 ‘참올’은 9월 하순에 수확이 가능하면서도 일반콩에 버금가는 높은 수량을 보이고, 콩알도 굵고 종피의 색택이 우수하다.
6월말과 7월 초순 장마로 파종이 늦어져 7월20일경 파종을 해도 10월이면 수확이 가능한 이점이 있다. 군의회 의장을 지내고 야인으로서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성이경 전 의장은 “농업기술센터에서도 하지 못하는 것을 일반 농업인이 우수 종자 보급에 앞장서는 것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면서 “창녕 농업의 미래를 위해 관은 물론이요 일반 농업인도 양씨의 사례를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귀농 3년차인 윤한지(63세)씨는 “종자를 구하기 위해 수백차례 전화로 실갱이를 벌이고, 전국을 발품을 팔아 확보한 종자를 농가에 무료로 공급해줘 감사할 따름”이라며 “주변의 칭찬이 자자하다”고 말했다.
양진률씨는 “흙을 모태로 살아가는 농업인들 모두 함께 잘 살자는 취지로 한 것뿐”이라면서 “제가 드린 종자로 보다 윤택한 농촌생활을 영위했으면 한다”는 짧은 소감을 남겼다. 환한 웃음가로 굵게 패인 주름이 밭의 골보다 깊어 보이지만, 그 깊은 곳에서 우러 나오는 사람의 향기는 구수함을 느낄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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