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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도지사와 국회의원 누가 거짓말 하나
도지사의 진해 안민터널 통행 유료화 주장에 국회의원 "주는 떡도 못먹나"
기사입력 2015-01-12 16:20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경남시사우리신문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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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국회의원 누가 거짓을 말하는가?
 
김혁규 경남도지사가 안민터널 관련 기채를 국비로 대신 상환하는 방안을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그 진위에 따라 도민의 혹독한 비난을 면치 못할 것 같다.
 
도의회 김종률 의원(경남 진해1)은 지난 16일 173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긴급 현안 질문을 통해 이를 비롯한 도지사의 도정을 강력 질책했다. 특히 이 질문중에는 안민터널 유료화 시행과 관련, 김지사의 경직된 사고와 치적을 위한 행정이 도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 사실로 밝혀질 경우, 김지사는 도민의 혹독한 비난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긴급현안 질문에 도지사와 공무원 긴장
 
경남 도의회 임시회를 하루 앞둔 15일, 김종률 의원이 동료의원 15명의 동의를 받아 긴급현안 질문서를 도의회 의장에게 제출하자 도지사를 비롯한 집행부가 긴장에 휩싸였다. 의회로부터 질문서를 건네 받은 집행부 공무원들은 답변서 자료를 찾느라 제시간에 퇴근하지 못했고 일부 공무원들은 공직협 홈페이지를 통해 맹비난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와중에 가장 곤혹스러워 한 사람은 김혁규 지사. 김의원이 던진 11가지 질문 중 진해·창원시민들로부터 늘상 불만의 대상이 되고 있는 ‘안민터널 유료화’ 관련 건과 관련해 치명적인 사실이 지적됐기 때문이다. 김의원이 당초 작성한 질문서에는 “김혁규 지사가 기채 270억원의 국비지원을 거절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되어 있었던 것.
 
이 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도민들에게 알려질 경우, 도민의 거센 비난에 처할 위기에 봉착한 집행부는 도 건설국관계자를 내세워 임시회 개회 당일 아침 김의원에게 문구를 수정해 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했고, 김의원은 마지못해 “거절 했다”를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로 수정해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기채를 국고 상환 해주면 받지, 왜 안 받아?
 
오후 2시 본회의에서 긴급현안 질문건이 의원 만장일치로 통과되었고 예정대로 김의원은 10여분에 걸쳐 긴급현안 질문을 마쳤다. 답변 준비를 위한 10여분간의 정회 뒤, 김 지사는 특유의 달변으로 질문에 대한 답변을 무사히 끝냈다.
 
국회차원의 안민터널 기채 270억원의 국비 지원에 미온적으로 대처한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 해 국회에서 김학송 국회의원(진해)을 만났을때, 무료화 방안이 마련된다면 통행료를 안받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해 지금 추진중인 사업비 예산도 지원받기 힘든데 그것(기채 270억원)을 대신 갚아준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고 말했을 뿐, 지원되면 받지 왜 안 받았겠느냐”며 김의원의 주장을 전면부인하고, “김학송 의원이 김종률 의원에게 말을 잘못 전달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김지사의 단호하고도 시원한 답변에 배석했던 집행부 간부들도 가슴을 쓸어 내렸다. 김의원도 지사의 답변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보충질문을 하지 않고 질문의 취지를 재 설명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그런데 불씨는 전혀 예기치 않은 엉뚱한 곳에서 재 점화됐다.
 
진해출신 김학송 국회의원이 발끈하고 나선 것. 김종률 의원으로부터 김지사의 답변소식을 전해들은 김학송 국회의원은 의회 속기록을 가져올 것을 요청하는 등 대노(大怒) 했다고 한다. 지난해 말 국회 예결산심의활동 당시 김 지사가 방문했을 때 같이 있었던 이강두 의원 등 경남출신 의원들에게 속기록을 확인시켜 도지사의 답변이 거짓임을 증명하고 강력히 따지기 위해서였다.
 
김학송 의원, 도지사가 거짓말을 해?
 
도의원과 도지사간의 질문과 답변을 두고 국회의원이 발끈한 이유는 무엇일까.
안민터널 공사비 중 기채 270억원 전액을 국비로 상환하는 방안을 모색했던 이가 바로 김학송 의원이었기 때문이다.
 
김종률 의원에 따르면 김학송 의원은 지난 해 말 2001년 정부예산심의 기간중, 예산확보차 상경한 김지사에게 “건교부에서 안민터널 공사비중 기채분 270억원에 대해 국비지원이 필요하느냐고 물으면 강력히 요구하라”고 시켰다고 한다. 김의원은 여·야간 정책협상시 그 정도의 예산은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으로 이 참에 지역구민들의 민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강한 의지를 갖고 있었던 터라 여느때보다 자신감에 가득차 있었다고 한다. 그 자리에는 이강두 의원 등 경남출신 예결위 소속 국회의원들도 함께 있었다.
 
그런데 김지사는 도백으로서 상식이하의 소신을 밝혔다는 것.

“선진 외국도 유료화를 하고 있다. 지방재정 확보를 위해 유료화에서 무료화의 선례를 남겨선 안된다는 판단을 갖고 있다”며 김의원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개인적 소신을 밝혔다고 한다. 이는 안민터널 통행의 무료화를 통해 도민의 부담을 경감시켜주지 말자는 말로도 해석된다.
 
김학송 의원은 어처구니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지난 15일 도의회 임시회의 답변은 “주면 받지, 왜 안 받았겠느냐”며 “말이 잘못 전달된 것”으로 치부해 김학송 의원이 없는 말을 지어낸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도의 수장인 도지사가 ‘한입으로 두말을 한다’는 게 김학송 의원이 발끈한 이유였다고 전한다(취재팀은 사실확인을 위해 김 의원과 수 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회기중인 관계로 성사하지 못했다).
 
도민 주머니 터는 방법 동원한 개통
 
김종률 의원은 이 같은 김지사의 안민터널 유료화 소신은 “자신의 치적을 위한 전시행정으로 도민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강력 비난했다.
 
그에 따르면 안민터널은 당초 사업비 1403억원중 국비 50%, 도비 25%, 창원시 15%, 진해시 10%로 98년 12월말 완공예정이었으나, 창원과 진해시는 분담금을 100% 납부한 상태에서 97년 11월 IMF경제환란으로 국·도비가 지원되지 않아 예정대로 개통이 어려워지자, 자신의 공약을 위해 도민에게 부담을 지우는 ‘유료화 상환 조건’을 내세워 정부로부터 기채를 승인 받아 공기를 맞췄다는 것이다.
 
또 도지사의 기채 상환 발상은 당시 공사를 맡았던 선경의 자금사정 악화로 인한 공사중단움직임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란 주장도 덧붙였다. 따라서 공사비 전액이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만큼 통행료 부과는 이중부담을 지운 꼴이 됐으며, 개통예정일을 무리해서 맞출 급박한 사정도 없는 상태에서 예산확보 노력은 하지 않고, 자신의 공약사업을 위해 도민의 주머니를 터는 방법을 동원하는 무리수를 뒀다는 게 김의원의 개탄이다.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반드시 밝혀야 할 것
 
도지사와 국회의원 그리고 도의원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상황에서 누구의 말이 진실이고 거짓인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만약 도지사의 답변이 사실이라면 김학송 의원은 초선으로서 지역민의 숙원사업 해결을 위해 노력한 양 없는 말을 조작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고, 반대로 김의원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김지사는 지역민에 희생을 계속 강요하고도 거짓말을 하는 야누스의 얼굴이란 지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김지사의 말처럼 말의 전달이 잘못 된 것이라면 김종률 도의원에게는 “정확한 사실확인 절차도 없이 인기성에 연연한 발언”이란 비난이 쏟아질 것이다.
 
누구의 말이 거짓이고 진실인지는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국민들은 정치인에게 청렴성은 이제 바라지 않는다. 다만 정직한 구석이라도 있어줬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다. 이번 일로 이 작은 바람마저도 꺾일 위기에 처했다.
 
기사입력:0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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