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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체포 피해 마산 온 강삼재 의원
나는 제 2의 장세동, 안기부 돈 사건은 '세월이 약'
기사입력 2015-01-12 16:24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경남시사우리신문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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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안기부 자금을 15대 총선 자금으로 전용해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강삼재 의원(한나라당·마산 회원)이 국회 임시회 마지막날인 지난 2월 28일 국회 본회의 도중 은밀히 회의장을 빠져나와 마산 지구당사에서 청년 당원 100여명의 호위를 받으면 24시간을 보냈다.
 
강의원은 이날 3시경 국회 임시회가 열리는 본회의장에 입장했다가 이회창 총재와 총무에게만 귀뜸을 하고 국회 지하통로를 이용해 빠져나와 비행기를 이용하던 통례를 깨고 승용차편으로 마산으로 출발해 오후 8시경 마산 양덕동의 지구당사에 도착했다.
 
당사에는 강의원의 은신사실을 통보받은 청년당원 100여명이 대기하고 있었으며, 강의원이 도착하자 당사 5층 회의실에서 ‘DJ정권 규탄대회를 겸한 강삼재 사수대 발대식’을 가졌다. 강의원 사수대에는 이태일·백상원 도의원, 윤봉현 전 의장과 시의원도 동참했으며, 청년당원들은 지구당사 앞에 모닥불을 피워 놓고 밤을 꼬박 새웠다. 이날 강의원의 래마는 경찰 정보과 형사도 모르고 있을 정도로 은밀하게 진행된 것이었다. 강의원이 마산 지구당을 도피처로 택한 이유와 그가 현 정권을 향해 던진 발언을 소개한다.
 
마산 지구당엔 왜 왔고 청년당원 동원은?
 
안기부 자금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는 이미 강의원에 대한 체포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아 국회 동의 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현행 국회법상 회기중에 국회의원을 체포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검찰은 강의원을 수차례 소환했으나, 응하지 않고 있는 강의원을 체포하기 위해선 국회의 동의를 얻거나 아니면 회기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체포할 수밖에 없게 된 것. 한나라당은 방탄 국회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지난 1월 정기국회가 끝나던 날 임시회의를 소집해 2월 한달간 강의원을 보호했다.
 
한 달정도만 버티면 이 사건이 흐지부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던 한나라당은 2월 중순, 강의원이 안기부 돈 세탁 수고비조로 경남종금 서울지점장 주영도 씨에게 2억원을 줬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고, 재차 강의원의 신병을 확보할 조짐이 있자, 2월 28일 임시회가 끝나던 날 한나라당은 재차 임시회를 소집했다. 강의원은 또 한달동안 국회의원의 특권으로 자유롭게 거리를 활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검찰에게는 호기가 강의원에겐 위기가 발생했다. 3월 1일이 공휴일인 관계로 회기에 빠져 하루의 틈이 생긴 것이다. 이 하루동안 검찰은 강의원을 언제든지 체포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에 대한 강의원의 대응 또한 치밀하고 신속하게 이뤄졌다. 강의원은 28일 오전 황급히 지구당사로 전화를 걸어 검찰의 체포를 저지할 수 있는 건장한 청년당원에게 총동원령을 지시하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비행기편을 이용치 않고 승용차로 마산 지구당사로 직행했다. 강의원이 한나라당 중앙당을 도피처로 삼지 않고 지구당사를 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한나라당 관계자는 지난해 정형근 의원이 당사로 도피해 대치했던 상황이 재연될 경우, 여론의 비난을 우려했을 수도 있고, 또 동료의원과 보좌진들이 3·1절 기념행사 등에 참석하는 관계로 경찰의 공권력을 저지할만한 인원부족 우려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따라서 강의원은 도피처로 자신을 온몸으로 보호해줄 열성당원들이 있는 지구당 사무실을 적소로 판단했을 것이란 견해다. 이 같은 견해는 강의원이 이날 당사에서 “지금처럼 당원들이 나를 보호해 달라”, “얼마 남지 않았다”며 간곡히 호소한 대목에서도 엿볼 수 있다.

또 검찰이 지구당사를 습격해 체포한다면 지방 방송사의 생중계로 알려지게 될 것이고, 이를 본 마산시민들의 분노는 정권퇴진 운동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DJ정권 탄압으로 사면초가 상태
 
이날 초췌한 모습으로 당사에 도착한 강삼재 의원은 100여 당원들의 결의에 고무된 듯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DJ정권을 향해 포문을 열였다. 강의원은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탄압이 올 1월 3일부터 본격화돼 장장 2개월간 김대중 정권한테 당하고 있다”며 분노를 터뜨리고, 3년전부터 자행되어온 직·간접적인 내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분개했다.
안기부 자금은 금융감독원 직원이 총동원(300여명)해 2년간 조사 끝에 꼬리를 잡은 것으로 DJ가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의 밑천을 손바닥 위에 올려 놓고 보고 있을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로 인해 자신의 형제간은 물론이요 측근들이 당한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며 내일 또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를 정도라고 밝혔다.
 
경남종금 주 지점장에 돈 안 줬다.
 
강의원은 지난 2월 자신에게 돈 세탁 수고비조로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주영도 점장에게 돈을 준 사실은 검찰의 짜맞추기식 수사라고 발끈하고 검찰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강의원은 “검찰은 차안에서 돈을 줬다고 발표했으나, 왜 차안에서 돈을 줬겠는가”며 또 “이 비밀은 영원히 지키자”고 말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누구든지 검찰에 가면 없는 사실도 자백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따라서 강의원 자신 역시 검찰에 출두할 경우, 48시간 내에 검찰이 파놓은 함정에 휘말려 들지 않고는 못 배긴다는 차원에서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강 의원이 돈세탁 사실의 입막음용으로 주영도 점장에게 2억원을 줬다고 발표했었다.
 
나는 제2의 장세동이다.
 
강의원은 이날 자신이 이처럼 탄압을 받고 있는 것은 YS를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혼자 십자가를 질 수밖에 없다는 ‘의리’를 내세웠다. “지금이라도 검찰에 출두해 그 돈을 누구로부터 받았는 지 밝히면 되지만, 밝힐 수 없다. 내가 사무총장할 때 윗분이 있었다.
 
내가 억울하다고 밝히면 윗분에 누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비밀을 지켜야 할 이유는 보호해야할 어른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히고, “장세동 씨는 어른을 보호하기 위해 세 차례의 옥고를 치뤘다. 지금 내가 그와 같은 처지다”며 전두환 전대통령의 그림자요 의리파로 소문이 난 장세동 씨의 의리를 자신이 계승했음을 역설해 문민정부시설 5·6공의 단죄를 주장하던 때완 사뭇 상반된 논리를 펼쳐 정치판의 아이러니를 연상케 했다.
 
강의원은 이날 인사말미에 한국이 적화될 공산도 있다는 충격적인 말을 던졌다. 민주당은 황태연 교수의 발언과 일련의 언행이 ‘제 정신이 아닌 상태’라며 꼬집고, “온통 빨갱이들이 설치고 있다”며 현 정부의 대북관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한나라당과 나는 같은 운명
 
또 안기부 사건으로 한지붕 4가족 상태인 한나라당이 결집하는 반사이익을 얻었음을 자위했다. 이번 사건으로 당이 피해를 본다는 차원에서 자신을 퇴출시키자는 일부의 우려도 나올 수 있으나, 오히려 일치단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이회창 총재로서는 안기부 자금사건과는 무관함을 내세우며 강의원을 배척할 수도 있을 것이란게 이 사건 발생 초기의 여론이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검찰의 1000억원 반환 소송에 휘말려 있어, 관련 형사소송의 승패에 따라 영향을 받는 민사소송의 특성상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는 절박한 처지로 어쩔 수 없이 한배를 타고 순항을 마쳐야 하겠기에 중지를 모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추측이다.
강의원도 “내가 지면 한나라당 재산이 날라간다”고 말해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했다.
 
DJ정권 얼마 남지 않았다
 
또 서슬퍼런 DJ정권하의 검찰의 탄압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강의원은 권력의 특성상 집권 후반기엔 ‘레임덕’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며, 따라서 검찰도 권력의 향배에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장담했다. 그 예로 검찰이 지난 대선시 김대중 비자금 사건을 선거 뒤로 미룬 예를 상기했다. 당시 김태정 검찰총장은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들어 김대중 후보의 정치 비지금 수사를 선거 이후로 미룬다”고 발표해 한나라당으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은 바 있으며, 김총장은 DJ집권 이후에도 검찰총장직을 무난히 승계했다. 따라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판은 단시일내에 결판이 나는 것이 아니며, 이 역시 정권이 바뀌면 흐지부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세월이 약’ 장담 못해

하지만, 세월이 지난다고 이 사건이 흐지부지 되리란 예단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의원의 장담이 현실화되기 위해선 한나라당의 집권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현재로선 이회창 총재의 지지도가 영남권에서 조차 월등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모언론사의 여론조사 결과 TK지역에서 이회창 총재와 김중권 민주당 대표의 지지도가 11%대로 박빙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강의원의 말대로 ‘세월이 약’이란 장담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너무 성급한 것이란 견해다. 또 사법부도 과거 정치의 시녀라는 오명을 벗기위해 자정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강의원의 장담은 ‘짝사랑’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기사입력:01.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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