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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 및 외지인들 “제 모습으로 복원해야”
“산 꼭대기에 저기 뭐꼬? 부곡 온천 기운이 저 길로 다 빠져 부곡경기가 침체된 거 아이가?”
고 수국전형두 회장 배 축구대회가 열린 지난 17일 오전, 부곡 스포츠 파크에 모인 1천500여명의 선수들 중 일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기자에게 농반 진반의 말을 던졌다.
“무슨 뚱딴지같은 말을 하느냐”며 눈을 돌려 그들이 가리킨 곳을 본 순간, “아~ 갖다 붙이기에 따라 그럴 듯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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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곡온천특구에서 정동쪽 방향에 위치한 덕암산 자락의 한 야산 정상(부곡리 산 44번지)이 마치 가지런한 이빨 중 가운데 하나가 빠진 모습이거나, 바리깡으로 머리 한 가운데만을 민 것처럼 흉하고도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눈에 들어왔다. 인근의 크고 작은 산 정상들이 울창한 수목으로 덮힌 반타원형의 형태와 뚜렷하게 대조되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궁금증을 갖게 하고 실소를 짓게 하기에 충분했다.
창원에서 온 한 선수는 “부곡의 氣가 저 산 정상의 움푹패인 길로 다 빠져 나가고 있네”라는 말까지 쏟아내며 야릇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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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경기장 인근에서 커피 자원봉사를 하고 있던 부곡출신의 구자천 전 의장에게 질의한 바, 약 10여년전 창녕군에서 해당 산 정상의 서쪽에 위치한 부곡온천특구와 동쪽의 국립부곡병원 인근의 산 일대를 한 장소에서 감시하기 위해 감시초소를 설치하고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산 꼭대기의 동서방향에 있던 수백 그루의 나무를 벌목한 것으로 파악됐다. 창녕군이 림훼손을 예방하기 위해 산림을 훼손한 모순을 저지른 것이다.
부곡온천의 한 업주는 “산불감시한다고 수십년에서 수백년 수령추정의 나무를 벌목한 것 자체가 한심하고 우스운 일”이라며 “온천의 기운이 빠져나간다는 풍수학적 주장을 믿지 않지만, 지금이라도 조림을 해 산 그대로의 모습으로 복원해 쓸데없는 입방아에 오르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본지의 보도에 일부 군민들은 "나도 전 부터 봐오면서 이상하다 여겼는 데, 풍수지리를 떠나 눈에 거슬리는 것 자체가 창녕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 기사로 인해 어떤 변화가 오지 않겠느냐"며 복원에 기대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