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자연,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북면
기사입력 2019-05-20 16:59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김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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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에는 북면 지개리에서 동읍 남산리를 연결하는 도로가 착공됐다. 2021년 7월 이 도로가 개통되면 북면에서 도계동, 명서동 등을 거치지 않고 바로 경남도청과 창원시청 등 시내 중심가로 닿을 수 있어 북면의 단점으로 꼽혔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북면을 단지 신도시, 주거단지라고만 설명하기엔 충분치 않다. 북면에는 사시사철 계절의 변화를 만끽할 수 있는 자연이 펼쳐져 있기 때문이다.
우선 봄에는 천주산의 진달래가 유명하다. 동요 ‘고향의 봄’에 나오는 ‘울긋불긋 꽃대궐’의 배경이기도 한 이곳에서는 매년 4월 초 진달래 축제가 열려 상춘객들을 모은다. 지역 특산물인 천주산 미나리도 사람들의 침샘을 자극하며 봄을 알린다. 천주산 미나리는 북면 외감리 일대 16ha의 면적에서 생산되며 2~4월 출하된다. 천주산 미나리는 천주산의 맑은 공기와 200m 깊이의 지하수를 끌어 올려 친환경농법으로 재배하고 있으며 부드러운 대와 진한 향기, 미네랄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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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쯤엔 수변생태공원에 금계국이 피기 시작한다. 금계국은 코스모스와 생김새가 비슷한데, 푸른 하늘과 샛노란 꽃잎이 대비를 이뤄 황홀한 풍경을 연출한다. 한 눈에 다 담기 어려울 만큼 면적도 넓어 ‘창원에 이런 곳이 있었나’ 하고 입이 떡 벌어진다. 날씨가 조금 더 더워지면 달천계곡도 붐빈다. 북면 외감리 약 2km 구간에 물이 흐르며, 양쪽에 울창한 숲이 형성돼 있다. 계곡은 취사가 금지돼있지만, 바로 옆에 오토캠핑장이 있어 그 아쉬움을 달래준다.
선선한 가을에는 마금산과 천마산 등산이 좋다. 두 산은 구름다리로 이어져 있는데, 구름다리는 길이 70m에 높이도 제법 높아서 아찔하다. 산 정상까지 오르지 않더라도 이 구름다리는 꼭 건너봐야 하는 필수코스다. 또한 가을에는 북면의 너른 들판에서 벼, 단감 등이 생산된다. 특히 북면은 동읍과 함께 창원 단감의 대표적인 생산지인데, 2630여 농가가 2010ha의 면적에서 연간 4만t을 생산하고 있다. 매년 가을 열리는 단감축제도 북면과 동읍에서 번갈아가며 개최되다 동읍에 단감테마공원이 개장하면서부터 장소가 고정됐다.
겨울에 인기가 많은 북면의 명소는 마금산온천이다. 마금산온천은 관절염·피부질환·신경통 등에 효능이 뛰어난데다 아무리 퍼 올려도 마르지 않아 '신비의 샘'으로 불린다. 겨울이 오기 전, 4~11월에는 족욕체험장이 운영되니 간편하게 마금산의 약수를 체험해볼 수도 있다.
북면하면 정렬공 최윤덕 장군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의 북면 내곡리에서 태어난 최윤덕 장군은 조선 세종 때 일본 대마도를 정벌하고, 압록강 유역 4군을 개척하는 공을 세워 무인으로는 유일하게 우의정과 좌의정에까지 오른 인물이다. 창원시청 옆에 서있는 그의 동상은 당장이라도 광장을 향해 달려 나갈 듯한 모습으로, 그의 용맹함을 느끼게 한다. 북면 대산리에 가면 그의 묘를 볼 수 있고, 그의 생애를 모티프로 오페라가 창작되기도 했다.
이처럼 북면의 정체성은 한 마디로 단정 짓기 어렵다. 신도시지만 곳곳에 역사의 깊이를 알게 하는 명소들이 있다. 아파트단지가 많이 들어섰지만 동서남북을 에워싼 낙동강과 명산들은 관광지로 입소문 나며 방문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인간과 자연이 품어온 오랜 고민, 개발과 보존의 답을 균형과 조화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북면은 언제, 누구와, 어느 곳으로 가든 푸근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