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경남우리신문]중앙아시아 3개국을 순방 중인 박병석 국회의장이 6일 오후(현지시간)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을 만나 양국 우호관계를 재확인하고 무역, 교육, 혁신 성장, 산업 다변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협력을 약속했다.
박 의장은 수도 타슈켄트의 대통령 집무실에서 이뤄진 면담에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취임 후 문재인 대통령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가 바람직한 번영의 동반자 관계로 발전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우즈베키스탄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중심, 혁신 성장, 산업 다변화 정책에 한국이 진정한 친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2019년 문 대통령의 방문과 양국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을 언급한 뒤 “우리는 진정한 친구다. 국제무대에서 한 약속, 양자 간의 합의를 성실하게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우리(문 대통령과 나)는 ‘형님’, ‘진정한 친구’ 이렇게 부르는 사이다. 문 대통령께 안부를 전해달라”며 “중앙아시아 지도자들이 한국과의 관계를 물으면 나는 ‘한국 사람을 사랑한다’고 말할 정도”라고 한국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의 신북방정책을 변함없이 지지한다”면서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서 리더의 역할을 잘 하는 것, 다시 말해 한국의 성공이 우즈벡의 성공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박 의장을 비롯한 순방단의 우즈벡 일정 내내 최고 수준의 의전과 정상급 대우를 제공하며 양국의 친밀감을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박 의장도 “일행을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대해 일관되게, 그리고 확고하게 지지해 주셔서 감사 드린다”며 “중앙아시아의 수자원 갈등, 국경 갈등을 넘어 역내 평화를 주도하는 모습을 통해 우즈벡의 놀라운 발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박 의장은 아울러 “수교 이후 29년 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는데, 대통령께서 추진하고 있는 정치·경제·사회 각 분야 5개년 계획(우즈베키스탄 발전심화를 위한 5개년 행동전략)이 구체적 성과를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법치주의, 민주주의, 의회 권한 강화, 국민 소통 강화를 주목한다”고 밝혔다.
양국 간 경제협력과 관련해 박 의장은 “지난 1월 양국 정상 화상회의에서 EDCF(대외경제협력기금)를 5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2배 증대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는 양국의 경제협력 확대를 약속한 것”이라며 “무바렉 발전소, 부하라 정유공장 등 대형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들이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EDCF 증가와 대형 인프라사업 등 여러 협력사업이 양국 경제협력 확대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무바렉 발전소와 부하라 정유공장은 차근차근 절차를 밟아가고 있고, 문 대통령과도 논의하고 있는데 양쪽에서 만족할 만한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양국 정상 간 합의를 실행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교역을 50억 달러 확대하자는 약속도 지키려 하고 있다”며 “한국의 직접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꼭 한국을 방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한국 방문을 기대하며 잘 준비하겠다”며 “보석의 도시 타슈켄트가 중앙아시아의 보석을 넘어 아시아의 보석이 되길 바란다. 대통령의 건강과 우즈벡의 번영과 발전을 기원한다”고 했다.
면담은 예정된 1시간을 넘겨 80여 분간 진행됐으며 이후 집무실을 나가면서 10여 분 동안 서서 다시 대화를 이어가기도 했다.
우즈벡 측에서는 카밀로프 외교부장관, 우무르자코프 부총리겸 투자대외무역부장관, 사파예프 소딕 상원부의장, 하원부의장, 나르바예바 탄질라 카말로브나 상원의장 등이 참석했으며, 방문단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임종성, 박영순, 임오경 의원, 국민의힘 조명희, 양금희 의원, 정의당 이은주 의원과 강재권 주우즈베키스탄 대사 등이 배석했다.
면담을 마친 박 의장은 현장에서 우즈벡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은 내가 만나본 지도자 가운데 가장 따뜻한 지도자라고 느꼈다”며 “우즈베키스탄이 번영과 건강을 이루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 의장은 타슈켄트에 있는 ‘한국문화예술의 집’에서 동포 대표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박 의장은 “동포 여러분이 서로 돕고 배려하며, 동포 사회와 고려인 사회가 하나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계신다고 들었다”며 “여러분이 민간 외교관이자 개척자, 산업의 역군이라는 자부심을 가져주시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
강창석 우즈벡 한인회 회장은 “우즈벡은 신북방정책 핵심국가로 다양한 분야에서 교민들이 활동하고 있다. 의장님의 방문이 지친 교민들에게 위로가 될 것”이라며 “주변국과 경쟁도 가속화되고 있는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침체된 프로젝트가 활성화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종선 KDB 우즈벡 행장은 “2년 전 문 대통령 방문으로 양국관계가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이후 많은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독립국가연합(CIS) 시장이 대한민국에서 부상할 것인 만큼 정부와 국회 차원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박 의장은 “이 나라의 최대 외국계 은행인 만큼 독립국가연합 시장을 넓게 보고 모범을 보여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세원 우즈벡 아동병원 코이카 자문관은 아동병원 설립 전 현지 의료현황 파악에 어려움을 겪은 사실을 예로 들며 “앞으로 우리나라 유무상 원조기관이 북방 의료 사업을 확대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의료 인력을 포함한 기초 자료 수집”이라며 “정확한 자료를 갖고 원조사업을 실행해야 차질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 의장은 “아동협력은 보건협력의 대표적 상징인데 앞으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일이 꽤 많은 것 같다”고 공감하며 “앞으로 보건협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주신 말씀을 (우리 정부에) 잘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이유미 우즈벡 니자미사범대학 한국학과 교수는 “한국과 우즈벡의 교육협력이 한국학, 한국어를 넘어 전반적인 교육으로 확대되길 희망한다”면서 “많은 고려인 학생들이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는데 이들이 고려인의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연구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고려인의 정체성 문제에 대해 “(고려인들이) 우리랑 생각이 같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이 교수의 말에 힘을 실었다.
박 의장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중소개인사업자와 현지진출 기업들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정유상 월드옥타 타슈켄트 지회장에게 “코로나가 약자에게 더 가혹한 만큼 작은 기업들에 대해 정부가 많이 관심 많이 가져달라는 의미로 듣겠다”고 말했다.
동포 초청 간담회를 마친 박 의장은 한국의 지원으로 타슈켄트에 건설된 국립아동병원을 찾아 현지 의료인들을 격려했으며 방명록에 “한·우즈벡 보건협력의 상징, 중앙아시아의 중심병원이 될 것을 기대합니다”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