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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우리신문]현대 사회에서 심혈관질환은 젊은 세대에서도 증가하는 주요 건강 문제 중 하나이며, 악성 종양에 이어 한국인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하는 무시무시한 질환이다. 발병 원인은 불규칙한 생활습관, 스트레스, 잘못된 식습관 등 다양하다. 심혈관질환의 특징과 함께 이를 치료하고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심혈관질환은 심장과 혈관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질환을 포함한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심근경색, 말초동맥질환 등이 있다. 이 질환들은 혈관 손상, 혈류 장애 그리고 심장 기능 저하를 초래하여 심각한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협심증과 심근경색
협심증과 심근경색은 대표적인 심혈관질환이다. 이 질환들은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동맥경화가 발생하면서 시작된다. 안정형 협심증은 동맥경화가 점차 진행되어 혈관 직경의 70% 이상이 좁아질 때 발생한다. 이 상태에서는 걷거나 운동을 할때 가슴 중앙이나 왼쪽 가슴에서 뻐근한 통증이 생기며,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완화되기도 한다.
심근경색은 이와는 다르게 갑작스럽게 발생하며, 대개는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의 협심증에서 발생하지만, 20~30%만 좁아져 있던 관상동맥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을 좁히는 동맥경화반이 갑자기 터지면서 혈관 내에 혈전을 형성하고, 그로 인해 혈관이 꽉 막히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때 심장 근육이 산소를 공급받을 수 없어 마치 ‘목을 졸린 것 같은’ 상황이 된다. 이는 응급 상황으로, 이러한 증상이 발생한 지 2시간 이내에 혈관을 재개통시키지 않으면 심장 근육의 괴사가 발생하게 되며, 추후 심장 기능이 떨어져 회복되지 않는 흉터가 발생할 수 있다.
심근경색은 무시무시한 질환으로 옛날에는 환자의 1/3에서 1/2 정도는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사망하고, 무사히 병원에 도착해도 1/3 정도는 사망하는 질환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국민 의식이 많이 성장하고 응급환자 이송 시스템이 잘 갖춰졌으며, 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원내 사망률이 1~4% 정도로 줄어들게 됐다.
약물과 스텐트 시술, 수술로 치료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치료 방법으로 약물치료와 스텐트 시술, 수술이 있다. 약물치료는 협심증 증상이 있지만 70% 이상 혈관 협착이 없는 안정형 협심증에서 먼저 적용하고, 70% 이상 협착이 있어도 시술이나 수술을 원하지 않는 환자에게 한정적으로 고려한다. 스텐트 시술은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는 안정형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환자에게 시행된다. 먼저 동맥경화로 인해 좁아진 심장혈관 사이로 가느다란 철사를 통과시키고, 그 철사를 타고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풍선을 거치시켜 혈관을 재개통시킨 다음, 영구적으로 혈관을 확장된 상태로 만드는 ‘스텐트’라는 금속 물질을 삽입하는 시술이다. 예전에는 허벅지로 스텐트를 넣는 도관을 거치시키고 시술을 하였는데, 요즘은 손목이나 손등으로도 허벅지를 통해 시술하는 것과 비슷한 성적을 내고 있어 환자의 불편감이 많이 줄어들었다.
관상동맥은 세 개의 혈관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세 혈관 모두가 굉장히 좁아져 스텐트 시술을 하기 어려운 경우이거나, 시술 중 합병증이 발생하여 관상동맥이 손상된 경우에는 관상동맥 우회로 수술을 시행한다. 관상동맥 우회로 수술은 우회로라는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대동맥에서 쇄골뼈를 통해 앞쪽 흉곽으로 내려오는 여분의 혈관인 내흉동맥을 관상동맥에 이어 붙이는 수술로, 대동맥에서 바로 관상동맥으로 혈액이 공급되지 않고 대동맥에서 내흉동맥을 거쳐 관상동맥으로 도달하게 하는 우회로를 형성하는 수술이다. 관상동맥질환이 여러 혈관에 전반적으로 있거나, 좌측관상동맥 입구부인 좌주간지 동맥의 병변이 있을 경우에는 시술의 합병증 가능성이 커지므로 안전하게 처음부터 수술을 권유하기도 한다.
혈관을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이 오지 않으려면 건강한 혈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은 대부분 원인이 기저질환이나 습관에 있다. 대표적인 원인인 흡연은 혈관을 병들게 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아무리 시술을 잘하고 약을 잘 먹어도 흡연을 지속하게 되면 스텐트 주변에 재협착이 생기고 그로 인해 재시술을 받는 경우가 많아진다. 협심증이 오는 주요 원인인 혈관의 동맥경화는 우리가 피하기 어려운 노화라는 인자 외에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조절 가능한 기저질환으로 오는 경우가 더 많다.
예전에는 혈관 건강을 위해 아스피린을 먹는 경우가 많았다. 위에서 언급한 동맥경화반의 파열 시 혈전 형성을 막아주는 역할을 아스피린이 할 수 있었기에 마치 심혈관질환의 만병통치약 같은 느낌으로 아스피린을 복용하던 때도 있었다. 실제로 스텐트 삽입술 이후 일정 기간 아스피린을 포함한 항혈소판제를 복용해야 스텐트라는 이물질에 혈소판이 달라붙어 혈전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으므로 2차 예방(한 번 시술을 받은 분들이 재시술을 받지 않기 위해 약을 복용하는 경우) 목적으로 아스피린이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2019년 아스피린과 관련해 부정적인 연구 결과들이 연달아 나오면서 1차 예방(병이 없는 일반인이 첫 번째 심근경색이 오지 않게 하도록 복용하는 경우)을 위한 아스피린 복용의 유용성이 이슈가 됐다.
위험인자에 맞춘 약물 복용
아스피린은 대표적으로 위궤양, 소화불량과 같은 상부소화기질환을 잘 일으키며, 노인의 위장관출혈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그래서 요즘 심혈관질환의 예방 트렌드는 협심증-심근경색증의 위험인자를 잘 조절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대표적인 위험인자가 이상지질혈증인데, 아스피린보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의 대표격인 ‘스타틴’ 계열의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다. 환자 개인마다 가지고 있는 심혈관계 위험인자가 다르고 그 위험인자에 맞춰서 약물을 복용해 저밀도콜레스테롤의 목표 수치를 달성할 경우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요즘 심혈관질환 예방 및 치료의 골자다.
물론, 현대판 불로초로 알려진 스타틴도 심혈관질환 예방이라는 좋은 효과가 있지만, 고용량으로 사용 시에는 근력 저하, 간 수치상승, 새로운 당뇨의 발생, 골다공증의 발생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주치의와 상의해가며 적절한 약제 용량을 선정하고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정 혈압 유지도 중요
다음으로 적정 혈압을 유지해야 한다. 고혈압이 지속될 경우에는 온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통로인 혈관에 상처가 생기게 되고, 그런 상처들이 향후 동맥경화로 진행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에 혈압이 높은 경우 고혈압약을 복용해야 할지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대한고혈압학회가 제시한 고혈압의 기준은 수축기 140mmHg, 이완기 90mmHg 이상이다. 180mmHg 이상의 높은 혈압은 즉각적인 혈압약 투약이 필요한 경우지만, 고혈압 기준에 한 번 도달했다고 해서 바로 약물을 복용하도록 권유하지는 않는다. 먼저 만성 고혈압으로 인한 표적장기손상(고혈압매개장기손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그러한 질환 없이 단순히 혈압 수치만 높은 것으로 판정된 경우에는 3개월 정도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혈압을 치료하길 권유한다.
① 건강한 수면 유지하기(8시간 수면시간 확보, 코골이 및 수면무호흡증 여부 확인)
② 절주 혹은 금주, 금연
③ 체중 감량
④ 고염도 식습관 교정(국이나 찌개와 같은 국물음식 줄이기)
⑤ 운동(주 3회 이상, 가능하면 4~5회. 한 번 운동할 때 30분 이상. 심장이 두근거리고 땀이 날 정도의 중등도 강도로 운동하기)
예전에는 혈압을 낮추는 운동으로 유산소 운동만 추천되었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요가나 필라테스, 근력 운동 등 어떤 것이든 혈압을 떨어뜨린다고 보고되고 있어 운동을 시작하는 것부터가 생활습관의 교정이라 할 수 있다. 생활습관 교정이 어렵거나 잘되지 않으면서 혈압이 지속적으로 높을 땐 고혈압약을 복용해야 협심증, 심근경색증 및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 혈압약은 이러한 질환을 예방하는 ‘혈관영양제’라고 생각하고 혈압약 복용 필요성 여부를 주치의와 상의하길 권한다.
한편, 심혈관질환은 예방이 가능한 질병이며,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젊은 세대에서도 이 질환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전문가의 조언을 통해 개인에게 맞는 예방 및 치료방법을 찾는 것이 필수다.
글 김민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2024년 건강소식 2월호 에서 발췌
(자료제공: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