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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우리신문]유방은 유즙을 생성하는 유선, 유선과 유두를 연결하는 유관으로 구성되는데, 유방암은 대부분 유관과 유선에 발생한다. 유방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혈류와 림프관을 따라 전신으로 전이하여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유방암에 대해 알아보자.
유전자 이상과 에스트로겐이 원인
유방암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여성 암 중 가장 흔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유방암 발생률이 높은 반면, 사망률은 매우 낮은 편이다. 이는 건강검진이 활성화돼 조기 진단과 표준화된 치료법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 유방암 생존율이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몇 년 전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유방암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예방적 차원에서 유방절제술을 받아 화제가 됐다. 가족력이 있어 시행한 유전자 이상 검사에서 BRCA1, BRCA2 등 두 가지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유전성 유방암을 일으키는 원인인 유전자 이상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 가장 많은 빈도로 발견되는 이상이 바로 BRCA1, BRCA2 유전자 돌연변이다. BRCA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하는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에서 7% 정도를 차지한다.
BRCA 유전자 이상이 있는 경우 유방암이 생길 확률은 70% 정도로, 일반 여성의 확률이 3%인 것에 비해 매우 높다. 이러한 경우에 예방적 유방 전절제술을 시행하면 유방암을 100% 막을 수는 없지만, 유방암 위험을 90% 정도 낮출 수 있다. 그러나 생존율 향상 여부는 불명확하다고 알려져 있다. 예방적 유방절제술을 시행한 환자는 유방암 위험도와 건강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에서 해방되어 만족하기도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결정에 후회하는 경우도 있다.
예방적 수술 후 수술·마취와 관련된 합병증뿐만 아니라 여성성을 상실한 느낌, 성관계의 문제점, 일상의 스트레스와 자신감 상실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한 후에 결정해야 한다.
유방암 발생에서 가장 중요한 원인은 여성호르몬 중 하나인 에스트로겐이다. 높은 수치의 에스트로겐에 장기간 노출되면 유방암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한 요인들은 이른 초경, 늦은 폐경, 폐경 후 여성의 비만, 호르몬 대체요법 등이 있으며, 출산경험이 없거나, 첫 만삭 분만 연령이 높은 경우, 경구피임제 사용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가족력이 있는 여성은 유방암 가족력이 1명인 경우 1.8배, 3명인 경우는 3.9배로, 유방암의 상대적 위험도가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 밖에 고지방식이나 비만, 음주, 흡연등도 관련이 있다.
매월 자가검진이 효과적
유방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어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있는 유방암 중에서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 없는 멍울이 만져지는 것이다. 그 외에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거나, 유두가 함몰되었거나, 유방 피부에 부종이나 함몰, 색의 변화가 생기고, 겨드랑이에서 만져지는 혹이 있다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자신의 유방을 스스로 만져보면서 멍울이나 다른 이상이 없는지를 확인하는 자가검진이 중요하다. 비용이 들지않고 위험성도 없는 좋은 방법이다. 유방 자가검진은 매월 생리가 끝나고 2~7일 후, 유방이 가장 부드러울 때 시행하는 것이 좋고, 자궁절제술을 받았거나 폐경이 된 여성은 매월 일정한 날을 정하여 잊지 말고 자가검진을 하는 것이 좋다. 거울 앞에서 유방의 전체적인 모습을 관찰해 멍울이 있다고 의심되면 부드럽게 유방을 눌러보고 유방을 움직여서 함몰된 부분이 있는지, 유방의 피부가 두꺼워지지는 않았는지 확인한다.
유방암의 진단과 검사
가장 기본적인 유방 검사는 유방촬영술과 유방초음파다. 유방촬영술은 현재까지 가장 기본적으로 시행하는 검사방법으로, 상하, 좌우 2가지의 x-ray 사진을 찍고, 필요시 유방의 특정 부위만 확대해 검사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촬영해 진단에 필요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치밀유방인 경우 검사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어 유방초음파 검사를 함께 진행한다.
유방초음파는 유방 내의 유선 조직이 풍부한 치밀유방에서 유방 촬영을 해도 보이지 않는 종괴를 발견하는 데 유용하고, 치밀유방의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인에서 유방암을 조기 발견하는데 많이 사용된다. 악성 종양과 양성 종양은 초음파 소견에서 60~80% 구별이 가능하며, 악성 소견이 있거나 그럴 가능성이 크면 조직검사를 시행하고, 악성 소견이 없으면 추적검사를 시행한다. 유방암으로 진단되면 암 절제 범위를 확인하기 위해 유방 MRI 검사를 한다. 그 밖에 다른 부위로 전이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폐 CT, 복부 CT, 뼈 scan 등을 추가로 시행하기도 한다.
유방암을 예방하려면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30세 이후부터는 유방 자가검진으로 매월 체크하고, 35세 이후부터는 2년 간격으로 유방암 전문의에게 임상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그리고 40세 이후부터는 1~2년 간격으로 임상 진찰과 유방 촬영 검사를 진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의 과정
대표적인 치료 방법에는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가 있다. 수술적 치료는 유방수술과 겨드랑이 림프절 제거술을 시행한다. 원발 병소인 유방암을 제거하기 위한 유방수술은 유방암의 크기, 위치에 따라 유방부분절제술과 유방전절제술로 나뉜다. 우리 몸에 생긴 암은 림프관과 림프절을 따라 주변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은데, 유방암 치료에서는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 정도에 따라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한다. 임상적으로 림프절 전이가 의심되지 않는 환자에게는 감시림프절 생검술을 시행하는 것이 표준이고,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가 확인된 경우에는 겨드랑이 림프절을 완전히 제거하는 ‘액와림프절 곽청술’을 시행한다.
방사선치료는 유방암 수술 후 보조적 치료법으로 사용되거나, 수술 후 국소재발이나 뼈, 뇌 등에 전이된 경우에 완화요법의 일환으로 시행한다. 유방부분절제술을 받은 모든 환자에게 전체 유방에 대한 방사선치료가 필요하며, 유방전절제술을 받은 환자도 수술 후 결과에 따라 유방과 겨드랑이 림프절에 대한 방사선치료를 고려하는 경우가 있다.
항암화학요법은 수술 전에 종양 크기가 줄었거나 수술 후에 재발위험이 높은 환자들, 다른 장기에 암이 전이된 환자들을 대상으로 시행한다. 다양한 약제가 사용되며, 대개 2가지 이상의 약제를 병합 또는 순차적으로 투여한다.
유방암 수술과 동시에 시행하는 유방재건술
유방암 수술 후에 유방을 최대한 정상과 유사하도록 복원하는 수술인 유방재건술은 유방암과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술 횟수를 줄이고 원래의 피부와 유방 형태를 최대한 유지해 미용 효과를 극대화한다. 유방절제술을 받은 환자 입장에서는 한쪽 유방이 없어지게 되면 유방암이 생겼다는 것 이상으로 심한 심리적 고통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환자를 대상으로 유방재건수술을 적극적으로 시도함으로써 환자들의 미용적 만족도와 삶의 질을 향상하려는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유방암 수술 후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지만 가장 주의해야 하는 증상은 수술한 쪽 팔이 붓는 림프부종이다. 림프부종은 액와부 림프절과 림프관이 제거되어 조직 내의 림프액이 적절하게 흡수되지 못해 생기는 증상이다.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없으므로 애초에 림프부종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최선이다. 림프부종을 예방하기 위해 수술한 쪽의 팔에서 혈압을 재거나 피를 뽑거나 주사를 맞지 않는 등 주의가 필요하고 재활을 위한 운동도 해야 한다.
글 권진아 울산대학교병원 외과 교수
한국건강관리협회 2024년 건강소식 9월호에서 발췌
(자료제공: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