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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우리신문]대한비만학회에서 발료한 2024 비만병 팩트시트에 따르면 모든 연령대에서 비만병 유병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의 경우 20대와 80대 이상에서 가장 크게 증가했으며 여성은 20대와 30대에서 유병률이 높아졌다. 젊은 층의 비만은 중년으로 넘어가면서 만성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더욱 위험할 수 있다.
건강한 식생활은 감정 관리에도 중요한 요소
7월 말 진료실을 찾은 25세 여성의 사례를 보면 청년들의 건강한 먹거리가 감정 관리와 비만 치료에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환자는 169cm, 141.4kg, 체질량지수 49.7kg/m2로, 고도비만에 대한 치료와 함께 가끔 분노 조절이 안 된다며 도움을 청했다. 두어 달 전까지 회사에 다녔던 환자는 최근 감정조절이 어려워 휴직을 하고, 집 밖으로 잘 나가지 않는다고 했다. 아침 식사는 거르고, 점심은 제육볶음이나 찌개 등 한식 위주로 1.5인분 정도 섭취하고, 저녁은 디저트류와 빵, 음료를 먹는다고 했다.
검사를 해보니 혈액 내 염증이 과도하게 증가되어 있고, 백혈구와 요산 수치도 높았지만,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등 비만한 경우에 증가하는 지질과 관련된 수치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체지방 측정을 위해 복부 CT를 체크해보니 내장지방은 비만 기준의 2.7배, 피하지방은 3.7배 정도로 피하지방이 좀 더 많은 여성형 비만의 패턴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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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류 등 가공식품은 고도비만의 원인
이 환자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빵과 디저트류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한식류의 주식을 오후 2~3시까지 2회 정도로 늘리고, 아침 식사 2시간 후에 우유와 과일류의 간식을, 점심 식사 후 2시간 즈음에도 같은 종류의 간식을 먹도록 했다. 이 환자의 경우 2시 이전 식사 횟수와 열량이 부족하므로 음식 섭취 횟수를 4회(주식+건강 간식)로 늘리고, 마지막 식사는 오후 6~7시경에 하도록 했다.
과자류와 빵류 등 가공식품은 섭취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속이 더부룩한 경우가 있다고 해서 비만 약물이 아닌 위운동 촉진제를 처방해 소화에 드는 힘을 덜어주도록 했다. 또한 하루 한 차례 외출을 하고, 집에서라도 근력운동을 시작하라고 했다.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면 감정 기복도 감소
2주 후 진료실을 방문한 환자는 6~7kg 감량되어 있었다. 근육 1.9kg, 체지방 3.6kg가 줄었고, 부종이 많이 없어졌다. 일반적으로 비만한 경우 체중감량을 할 때, 한 달에 2kg 정도 꾸준히 줄여 6개월에 10%가량 감량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 환자는 고도비만이었지만, 2주 만에 7kg에 가까운 체중감량은 드문 일이었다.
또 환자는 웃으면서 진료실에 들어와 감정이 안정되었다고 했다. 환자가 확실하게 바꾼 부분은 디저트로 즐겨 먹던 과자를 과일로 대체하고 집에서 나와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렇게 청년층의 체중감량은 단순히 열량을 줄이고 운동량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소화와 대사가 어려워 체력을 많이 빼앗는 가공식품,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옳다. 절약한 힘으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해 힘에 여유가 생기면, 몸도 편안해지면서 감정 기복이 줄어든다. 실제로 불안과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피해야 할 음식은 고지방·고트랜스지방 식품, 정제 탄수화물과 가공식품이라는 것이 문헌상에도 잘 보고되고 있다.
청년들은 정제 탄수화물과 가공식품 섭취를 줄여 힘에 여유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체중감소와 함께 감정 기복도 조절할 수 있다. 정신건강과 신체 건강을 지키려면 제때 먹는 건강한 자연식이 우선되어야 한다.
글 박민선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자료제공: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