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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과 요양의 고장에서 해양도시로! 가포동
기사입력 2019-08-19 17:17   최종편집 경남우리신문
작성자 박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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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에서 마창대교를 건너면 닿는 곳이 마산합포구 가포동이다. 다리의 끄트머리에 다다르면 옆으로 가포신항이 펼쳐져있다. 현대적인 미관의 다리와 정교하게 줄서있는 화물들은 반듯한 새것의 느낌을 준다. 가포동의 첫인상이다.

 

가포신항은 2001년 ‘마산항 제2차 무역항기본계획’에서 20년 후 물동량을 예측해 성사된 사업이다. 항로수심을 확보하기 위한 준설공사에서 준설토가 나왔고, 이 준설토를 쌓아 해양신도시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물동량이 예상을 빗나갔고, 해양신도시 활용방안도 찾지 못하면서 기대했던 장밋빛 미래는 아직 오지 않고 있다. 지역에선 아쉬움의 목소리가 크다. 가포신항 개발은 지역민들의 향수와 추억을 내준 대가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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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가포유원지에서 배를 띄우고 노는 모습     ©경남우리신문 편집국

1970년대의 가포 앞바다는 지금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콘크리트가 아닌 모래가 깔린 해수욕장이었다. 여름이면 수영을 하러 온 피서객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76년 수질악화로 가포해수욕장이 폐쇄된 이후에는 유원지가 되어 연인들이 탄 배들이 떠다녔다. 그 시절 가포동은 마산사람들의 연애 1번지였던 것이다. 그 흔적들은 모두 사라졌고, 이제는 가포고등학교 입구 ‘가포해수욕장 옛 추억의 터’에서 짐작할 뿐이다.

 

가포동에서 과거의 모습과 달라진 곳이 또 있다. 국립마산병원이다. 국립마산병원은 1946년 국립마산결핵요양소로 개설됐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결핵이 흔해 약 30~40만 명의 환자가 있었고, 해마다 사망자 수도 상당해 결핵을 망국병이라고까지 불렀다. 1960년대에는 보건사회부가 막대한 인명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침 안 뱉기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결핵은 당시 예술인들에게도 흔했는데 마산만과 청량산, 갈마봉의 수려한 경관과 맑은 공기를 누리기 위해 요양차 마산을 찾은 문학인들도 많았다. 그들은 환자로 있으면서 결핵계몽지 ‘요우’, ‘보건세계’ 등을 만들며 결핵문학이라는 독특한 자산을 남겼다. 지금의 마산병원은 2017년에 새로 지은 현대식 건물이다. 건물 2층에 역사관이 마련돼 있어 국립마산병원의 역사에 비추어 가포동 일대의 과거를 엿볼 수 있다.

 

이처럼 가포동은 과거 휴양과 요양의 고장이었다. 요즘도 가포 곳곳에서 여유를 즐길만한 공간들이 있는데, 가포수변오토캠핑장이 대표적이다. 캠핑장 옆의 데크로드는 가포해안변공원으로 이어진다. 이름처럼 해안에 공원이 조성돼있어 마창대교와 마산만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건너편 귀산동의 카페거리가 시끌벅적하고 화려하다면, 가포동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좀 더 한적한 느낌이다.

 

가포동을 둘러보고 나면 마산의 역사를 함축적으로 느낄 수 있다. 마산 도시발전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마산만 매립 바람이 마지막으로 닿은 곳이 가포동이기 때문이다. 그 옛날 어민들의 삶의 터전, 한가롭던 포구, 낭만이 가득했던 해변은 오늘날 항구가 되어 동북아 해양 항만의 중심지를 꿈꾸고 있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누군가는 윤택한 삶을 얻었다. 이러한 개발의 양면성 속에 가포동은 나름의 질서와 새로운 아름다움을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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